'공항 갑질'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당사자에게 전화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이른바 '공항 갑질' 논란과 관련해 "지난 20일 밤 김포공항에서 있었던 저의 불미스런 언행으로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려 너무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해당 직원과 이 직원이 속한 한국노총 공공연맹 한울타리 노조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했다.

김 의원은 "우선 당사자이신 공항안전요원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맡은 바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온 관계자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는 이번 일을 통해 국회의원이라는 직분의 엄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앞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제대로 된 국회의원으로 거듭나도록 더욱 겸손하게 정진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회초리를 든 국민이 제 종아리를 때려도 그 질책을 달게 받겠다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을 심려케 했던 것, 실망시켰던 것에 죄송하고 사과드린다. 앞으로 (이번 사건을) 거울 삼아서 여러분의 손발이 되도록 분발하겠다"고도 했다.

단 김 의원은 공항 직원이 작성한 경위서 인정 여부 야당이 요구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 사보임·폐쇄회로(CC)TV 공개 동의 여부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또 다른 분란을 낳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과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금토일 휴무라 지역구에 내려갔다. 연말 의정보고도 있어서 바빴다""빠른 대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토위원 사보임'에 대해서는 "그 답변은 당에서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CCTV 공개 동의 여부도 "또다른 내용이 (공개되면) 또다른 시비가 일 것"이라며 "오늘은 이정도로 양해해달라"고 했다.

그는 '갑질은 없었다', '정치적 음모'라는 앞선 해명을 두고는 "부적절한 언급이었다",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치적 음모'라는 전날 보도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한 얘기는 아니다"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은 당초 2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황을 서둘러 정리하라'는 당 내부 권유에 따라 기존 지역구(경남 김해을) 일정을 취소하고 오후 4시 비행편으로 긴급 상경했다. 이 과정에서 항공편 연착 등으로 기자회견이 예고했던 오후 530분에서 18분 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일 오후 95분께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서 경남 김해로 떠나기 위해 보안검색을 받던 중 휴대전화 케이스에 넣어진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 달라는 공항 보안요원의 요구에 강압적인 행동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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