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주광현
효산 주광현

2018년 11월 28일이었다. 온라인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낱말 풀이의 오류를 발견하고 국립국어원 게시판에 신고 겸 질문을 했다. 하루 뒤인 11월 29일 이에 대한 답변(答辯)을 받았다. 
그런데 내 질문을 적당히 비켜 간 답변이었다. 숙고(熟考) 끝에 12월 1일 재질문(再質問)을 했다. 며칠이 지난 12월 4일 재답변을 받았다. 
첫 질문부터 재답변(再答辯)까지 3회에 걸쳐 칼럼을 쓰고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동안 있었던 질문과 답변, 그리고 재질문과 재답변 등 일련(一連)의 과정을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 서술한 후 본 칼럼을 정리하고자 한다. 
  국립국어원 발행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거리를 나타내는 ‘마장’에 대한 뜻풀이가 오류(誤謬)임을 발견하고 첫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답변은 오류(誤謬)를 고치려는 생각보다는 적당히 얼버무려 호도(糊塗)하려는 태도가 보였다. 그러기에 다시 재질문을 했다. 며칠 후 재답변이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랐다.
질문, 답변, 재질문, 재답변의 순서로 핵심 요지를 중심으로 펼쳐 보겠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거리의 용어인 ‘마장’을 찾았더니 아래와 같았다.
“마장01「의존명사」 거리의 단위. 오 리나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를 이른다” 
이 사전의 뜻풀이로 보면 오 리가 못 되는 거리도 ‘마장’이고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도 ‘마장’이다. 사전에서 명쾌하게 풀이 돼야 할 거리의 단위가 이렇게 어설프고 어정쩡한 것에 대해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한 답변은 아래와 같다.
“‘마장’은 오 리 혹은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로 양분되는 것이 아니라, ‘오 리가 못 되는    거리’ 혹은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 명사로 쓰인 것이며, 이하 생략∼”     답변에서 질문을 호도(糊塗)하려는 태도를 느껴 아래와 같이 재질문을 했다.
“오 리 혹은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라는 말과, “오 리가 못 되는 거리 혹은 십 리가 못 되는 거리”가 무슨 차이가 나는가? 그 말이 그 말이지 않은가? 이런 말장난 같은 것으로 질문을 비켜가려 하는가? 표준 국어 대사전에 등재 된 것을 답변에서 극구(極口) 보호하고 해명하느라고 말 바꾸기를 해가면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비켜가고 있다. 질문에 대한 이런 답변은 견강부회(牽強附會)라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재답변은 아래와 같다. 
재답변 등록번호 153996  등록일 2018년 12월 4일
“앞서 드린 답변의 요지는, ‘마장’이라는 단위 명사의 의미가 현재 두루 쓰이는 단위 명사와는 다르게 분명하게 풀이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하 생략. 다음 이어지는 [덧붙임]
‘마장’에 대한 뜻풀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들어와 관련 부서에 확인한 결과, 현재 표준 국어 대사전의 뜻풀이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발견돼 이에 대해 검토해서 보완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답변을 주셨다면 됐을 걸. 국립국어원 자존심 때문에 일개(一介) 국민이 발견한 오류를 인정하기 어려워 그랬을까? 국립국어원의 자존심은 국가의 자존심이고 국민의 자존심이지 국립국어원에 근무하는 직원들만의 자존심은 아니다. 
자존심을 높이려는 뜻에서도 오류가 발견되면 바로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궁색한 답변이나 견강부회(牽強附會)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는 오류를 그대로 싸고돈다면 우리나라의 어문정책은 어떻게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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