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31일 신년사를 통해 국민과 야구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 총재는 "KBO 커미셔너로서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 말씀부터 드리고 새해를 맞이하고자 한다. 지난 해 한국야구와 KBO 리그는 국민, 특히 야구팬 여러분에게 큰 실망감과 상처를 안겨 줬다"며 "한국야구는 아시안게임 야구 3연패를 달성하고 KBO 리그는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외형적인 성과를 이뤘다. 이 모두가 야구팬들의 따뜻한 성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부터 국민 여러분의 정서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고, KBO 리그 안팎에서 여러 사건사고들이 계속 일어났다"며 "저와 국가대표 감독이 야구장이 아닌 국회 국감장에서 야구 역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제 부족함으로 상처를 받은 국민 여러분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커미셔너로서의 첫 1년이 야구장을 찾고 야구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한국야구의 현안을 파악하느라 마치 한 달처럼 정신 없이 흘러갔다"며 "반면 중대 사안들이 터질 때마다 온갖 질타를 받으며 밤잠을 못 이뤄 마치 10여 년의 세월을 보낸 듯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정 총재는 앞서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손혜원 의원이 국가대표 감독이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문제에 대해 질타하자 "(TV 시청은)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답하는 등 선동열 전 감독에게 책임을 묻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정 총재는 "이런 힘겨운 과정을 겪으며 저는 KBO 커미셔너로서 해야 할 일과 사회적인 책임도 확실하게 알게 됐다. 야구팬 여러분의 질책과 충고 역시 야구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의 표현임을 더욱 깊이 깨달았다"며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올 시즌 KBO 리그가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총채는 2019년은 KBO 리그 혁신의 해로 맞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중점 목표로 추진한 클린 베이스볼 확립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 클린 베이스볼을 강력하게 추진하다 보면 미처 몰랐던 예전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어떤 부정한 일도 감추지 않고 엄중한 징계를 통해 그리고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칭찬 받을 일에 대해서는 과감한 포상과 격려를 통해 모범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내년 '프리미어 12'에 대해서도 "2015년 극적인 우승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경험을 살려 다시 한 번 우승을 목표로 국민 여러분의 성원을 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대표팀을 구성하겠다"며 "현재 연구를 시작한 한국야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중장기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전까지는 전임 감독제를 유지하며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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