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출고가격을 3년만에 올린 뒤 소주값 인상이 잇따르고 있는 7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
지난달 말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출고가격을 3년만에 올린 뒤 소주값 인상이 잇따르고 있는 7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

 

올해 또 다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각종 식음료의 물가 인상이 예고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서민 술인 소주 가격 인상 여부도 주목된다.

인건비 부담과 더불어 과거 가격 인상 시점을 보더라도 인상할 시기가 됐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한편으로는 '소주값'의 상징성과 함께 올해 예고된 주세법 개정 등과 맞물려 쉽사리 인상에 나서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소주 제조업체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올해로 이전 소주 가격 인상 이후 3∼4년째를 맞았다. 

2015년 11월에 한 차례 5.62% 가격을 인상한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 병제품(360㎖) 출고가는 현재 1015.7원이다. 이에 시중 식당에서는 보통 3000∼4000원대에 팔린다.

앞선 인상 사례를 볼 때 소주 가격 인상은 통상 3∼4년에 한 번 꼴로 이뤄졌다. 1998년 출시 이후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주세 인상 및  주정가 인상 등 여러 요인으로 매년 가격 인상이 있었다. 이후 2007년과 2008년, 2012년, 2015년에 각각 참이슬 가격이 인상됐다. 

'처음처럼' 제조사인 롯데주류 역시 비슷한 시기에 소주 가격을 인상했다.

최근에는 2013년에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3년 만인 2016년 1월에 출고가를 올려 360㎖ 병제품을 1006.5원에 출고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소주제품 가격의 인상 시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인상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더욱이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전반적인 생활물가가 올랐음에도 소주값 인상은 없었던데다 올해 다시 최저임금이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인건비 및 원재료 가격 인상, 유통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인상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하소연이 나온다.
 
그러나 소주값 인상이 다른 일반 식음료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서민 술로 인식되는 탓에 소주값이 올랐다 하면 사회적 파장이 크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여론이 일게 마련이다. 

또 출고가는 불과 수십 원 단위로 오름에도 일반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매가는 1000원씩 오르는 양상이어서 소비자들이 피부로 와닿는 가격 인상의 체감도는 훨씬 큰 만큼 주류 제조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올해 예고돼있는 주세법 개정도 관건이다. 국산맥주 역차별 문제로 인해 지난해 주류업계를 휩쓸었던 맥주 종량세 개편 논란으로 정부가 올해에는 주세법 개편을 추진키로 한 상황이다. 

만약 소주까지 종량세 적용대상에 포함될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종가세에 비해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로 인해 자연스레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주세법 개정이 가시화되기 전보다 이후에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편이 훨씬 부담을 덜 수 있는 만큼 종량세 추진 여부가 인상 시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이후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 비용의 증가, 최저임금제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 가격 인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소주는 가격 민감도가 높고 서민의 술이라는 상징성이 강한 만큼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아직까지 소주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출고가를 50∼60원만 인상해도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금액 자체는 엄청나게 올라가기 때문에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는데 거기다 세제 개편 이슈까지 있어 여러 가지 눈치 볼 것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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