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슬(25·부천 KEB하나은행)이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지배했다.

강이슬은 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3점포 10방을 포함, 32점을 몰아치고 11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 블루스타의 103-93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기자단 투표에서 총 66표 가운데 61표를 얻은 강이슬은 생애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강이슬은 물오른 슛 감각을 자랑했다. 역대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 3점슛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07~2008시즌 청주 KB국민은행의 강아정, 2012~2013시즌 당시 KB국민은행에서 뛴 변연하가 기록한 7개다. 

블루스타의 박지수(KB국민은행)도 역대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21개)에 타이 기록을 세우고 18점을 올렸지만, 강이슬을 넘지 못했다. 강이슬은 5표를 받은 박지수를 무려 56표 차로 제쳤다. 

MVP를 비롯해 3관왕에 올랐다.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강이슬은 이번 올스타전부터 신설된 득점상을 품에 안았다. 

앞서 벌어진 3점슛 콘테스트 우승도 강이슬의 차지였다. 예선에서 무려 21점을 올린 강이슬은 결선에서 15점을 기록, 나란히 14점을 넣은 박하나(용인 삼성생명), 박혜진(아산 우리은행)을 제치고 3점슛 여왕에 등극했다.

역대 올스타전에서 3점슛 콘테스트 우승과 MVP를 동시에 차지한 것은 강이슬이 최초다. 

화려한 동작이나 묘기, 기술이나 세리머니를 선보인 선수에게 돌아가는 베스트 퍼포먼스 상만 박지수(KB국민은행)에 내줬을 뿐 이번 올스타전에 걸린 4개의 상 가운데 3개를 강이슬이 가져갔다.

출고일자 2019. 01. 06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6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 본선에서 강이슬이 슛을 하고 있다. 2019.01.06. mangusta@newsis.com

상금만 따져도 600만원이다. MVP로 300만원, 득점상으로 200만원, 3점슛 콘테스트 우승으로 100만원을 받았다.

잔뜩 상기된 얼굴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강이슬은 "목표는 3점슛 콘테스트 우승이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MVP를 받았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이슬은 "슛이 잘 들어가서 언니들이 자꾸 밀어주더라. 경기 때 빼지 말고 던지라고 했다. 3점슛이 많이 나오면서 MVP가 될 수 있었고, 그런 감을 이어가 3점슛 콘테스트 결승에 올라 더 유리했다"고 전했다. 

MVP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강이슬은 "3점슛 예선에서 21점을 넣고도 MVP를 생각하지는 않았다. 결선에 진출한 것이 처음이라 우승을 노려볼 만 하다는 생각만 했다"며 "벤치에서 언니들이 '무조건 네가 받을 것이다'고 했다. (박)지수도 리바운드를 잡으면 패스해줄테니 무조건 던지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4쿼터 막판 핑크스타에 잠시 역전 당했을 때에도 MVP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는 강이슬은 "정은순 선배님이 역대 올스타 3대3 이벤트 매치에서 블루스타가 졌으니 꼭 이기라고 무언의 압박을 넣으시더라. MVP를 떠나 이겨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김단비(인천 신한은행)은 MVP 욕심이 없냐는 말에 "3점슛을 많이 넣는 선수가 유리한데 나는 3점슛을 많이 넣는 선수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김단비가 '예언'을 한 셈이다. 

강이슬은 "(김)단비 언니가 3점슛이 MVP에 유리하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맞은 것 같다"더니 "언니도 3점슛 연습을 하면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여자농구 '전설'과 함께하며 맹활약을 펼친 터라 더욱 뜻깊다. 
 

출고일자 2019. 01. 06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6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블루스타팀 박지수가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하고 있다. 2019.01.06. mangusta@newsis.com

강이슬은 "장충체육관에서 해 의미있는 올스타전이었다. 여기서 뛰었다는 것 자체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언제 장충체육관에서 또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관중이 가득 찬 코트에서 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올스타전보다 더 축제같은 분위기라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전드 선배님들과 뛸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같이 경기 뛰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겨서 기분이 좋다"고 강조했다. 

MVP 투표 2위에 오른 박지수도 같은 생각이다. 

박지수는 "이 장소에서 하는 것 자체가 뜻 깊은 일이다. 여기서 할 때 세대가 아니라서 처음 와봤다. (농구인인)아버지께 농구가 장충체육관에서 먼저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며 "의미가 깊고, 팬들도 많이 왔다. 세 번째 올스타전인데 관중이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이었다"고 반겼다. 

무려 600만원의 상금을 챙긴 강이슬은 "상금이 생각보다 많아서 팀원들과 함께 회식을 해도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를 위한 선물을 생각해볼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기분좋게 축제를 마친 강이슬과 박지수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강이슬의 소속팀 KEB하나은행의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상대는 박지수의 소속팀 KB국민은행이다.

강이슬은 "휴식기 전에 좋게 마무리해서 팀 분위기가 좋다. 첫 경기가 KB국민은행이다"며 "KB국민은행은 강한 팀이다. 준비를 많이 해서 첫 경기부터 이겨야 한다. 첫 단추를 잘 꿰야 시즌 마무리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지수는 "축제는 여기서 끝났다. 이제 다시 시즌이 시작됐다"며 "3라운드 때 KEB하나은행에 져서 모두 예민하다. 평소보다 강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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