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자급제폰 시장에 뛰어들며 휴대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정부가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를 통한 소비자 선택권 강화에 힘을 실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국민 포털’까지 가세하며 자급제 유통 시장이 활기를 띌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오는 15일부터 온라인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카테고리를 신설해 자급제폰 판매자 입점과 상품 판매를 허용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자급제폰, 해외출시폰, 공기계·중고폰 등 3개 카테고리를 만들어 스마트스토어 취급 상품에 포함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자급제폰이나 해외 출시폰에 대한 이용자들의 니즈가 커지고, 판매자들도 판매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르며 휴대폰 카테고리를 추가하게 됐다”며 “다만 지금도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을 하면 이베이, 11번가 등 휴대폰 판매 정보도 노출되고 있다. 단지 판매자 입장에서 스마트스토어라는 채널이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단말기 자급제란 냉장고나 TV, 노트북을 사는 것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에서 단말기를 자유롭게 구매한 뒤 원하는 통신사를 골라 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을 말한다. 단말기를 따로 구입해도 선택약정 2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지금도 자급 단말기는 11번가,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과 하이마트, 삼성디지털플라자, 전자랜드 등 온·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90%가 제조사 몰 중심의 유통망에서 판매되고 있고, 그나마 이통 3사를 통해서만 출시되는 모델이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해 자급 단말기는 갤럭시S9, 갤럭시노트9, G7, V40 등 올해 8종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휴대폰 카테고리 추가를 넘어 자급제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오픈마켓이나 종합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10% 안팎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반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과 등록, 판매 수수료는 무료다. 네이버쇼핑 매출 연동 수수료는 부가세를 포함해 2%를 부과하고 있다. 또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경우 휴대폰 결제 수수료나 신용카드 등 수수료는 최대 3.85%다.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휴대폰 대리점과 제조사들이 온라인 판매 채널을 네이버쇼핑으로 확대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자급 단말기 종류와 유통망 확대에 힘을 실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이통 3사 공동으로 출시하는 단말기는 모두 자급제 단말로 판매하는 내용을 담은 ‘소비자 관점의 완전자급제 이행방안’을 발표하고 소비자 선택권 강화키로 했다. 이를 통해 자급 단말 모델수를 지난해 8종에서 올해 20종 이상으로 늘리고, 이통 3사가 출시하지 않은 자급제 전용 단말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자급 단말 유통에 관심을 표명한 주요 온오프라인 업체 및 대리점, 판매점 등 기존 유통망 등과 함께 오는 2월에 자급 단말 유통협의회도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급 단말 신규 유통에 따른 어려운 점을 수시로 파악하고, 공급자와의 협의를 지원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단말기 자급제 유통에 가세하는 등 유통 채널이 확대되고, 자급제폰 종류도 늘어날 경우 그동안 울며 겨자먹기로 단말기 구입과 통신사 가입을 함께 해왔던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자급제 시장이 확대될 경우 대리점과 유통점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휴대폰 대리점과 유통점도 자급제폰 시장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행된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가 ‘자급제 활성화’로 옮겨간 것은 다행이지만 자급제가 확대될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통점 관계자는 “정부는 자급제폰 활성화 대책을 고민하며 자급제폰 대량 유통 시 회선 가입과 고객서비스(CS) 업무 가중 등 업무 취급 수수료 현실화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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