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현재 멕시코시티의 주유소마다 주유를 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선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정부가 벌이고 있는 "석유도둑과의 전쟁"에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송유관 절도와 저유소에서 빼내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유류 운송방식을 바꾸면서 운송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는 좀더 안전하게 연료를 수송하기 위해 도입한 연료 운송 방식 변경으로 과나화토와 이달고, 잘리스코, 미초아칸, 멕시코, 케레타로주 등의 주유소로 연료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페멕스는 소비자들에게 공급이 곧 안정될 것이라며 공황 상태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사재기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초조한 멕시코 국민들은 휘발유를 구하느라 분주하며 소셜미디어에는 연료가 떨어졌다고 써붙인 주유소 사진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휘발유 부족 사태를 지난 1970년대 빵과 우유와 같은 생필품이 부족했던 때와 비슷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휘발유 공급 부족으로 정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새 멕시코 정부의 정책들이 멕시코를 과거로 후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페멕스 내의 공모로 10년 전 연간 50만 달러 정도에 그쳤던 연료 절도 피해 규모가 지난해에는 3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멕시코가 하루 1000트럭분에 달하던 연료 절도량을 하루 36트럭분으로 줄였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조트럭의 부족으로 몇개 주의  주유소에서는 이번 주에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급유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8일 오후부터 9일 오전에는 수도 도심에서도 사재기가 성행해서 비슷하게 긴 줄이 주유소 앞에 생겨났다.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에게 정부를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우리가 범죄자들에게 패배하지 않도록 도와달라. 우리가 힘을 합치면 결국에는 석유도둑들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휘발유 품귀로 일부 주유소에서는 1인당 10~20ℓ 씩 판매량까지 제한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져, 신임대통령의 '전쟁'은 정치적으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할 판이다.
 
이번 사태는 수도 멕시코 시티로 향하는 대형 송유관에서 기름이 유출되면서 시작되었다.  정부는 이것이 의도적인 파손과 절도인지 단순한 파손인지 조사중이다.
 
새 대통령의 "범죄와의 전쟁"에 동조하며 이제는 조직범죄단과의 전쟁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멕시코인들도 많다.  이번 문제는 새로 불거진 것이 아니며 과거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전임 대통령과 정부들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방관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영석유회사 페멕스 내부에서조차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해 멕시코 보안 분석전문가 알레한드로 오페는 "정신이 똑바른 사람이라면 이런 싸움에 반대할 수는 없다.  문제는 정부조치의 목적이 아니라,  그 과정과 방법이다"라면서 석유운송방식의 급격한 변화는 마치 고속도로 강도를 잡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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