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출시에 반대해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 임정남(65)씨의 분향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됐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출시에 반대해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 임정남(65)씨의 분향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됐다.

카풀 서비스 출시에 반대해 분신 사망한 개인택시 기사 임정남(65)씨의 분향소에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로 가득 찼다.

임씨의 분향소는 택시노조 4개 단체가 모인 비상대책위원회 주도로 11일 오전 7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됐다. 이른 시간부터 분향소를 지킨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다 제2, 제3의 임씨가 나오지 않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1시45분께 분향소를 찾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출퇴근 시간에만 카풀을 허용하는 것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나 대표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보다 현명한 답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조의를 표했다. 이어 "택시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하겠다"며 "택시업계와 긴밀하게 논의해 생존권도 보장하고 택시가 국민에게 더 좋은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분향소 밖에서는 남서지부에 소속된 한 택시기사가 나 원내대표를 향해 "나경원 왜 왔느냐", "카카오 박살내야 한다", "특검 해야한다"며 고성과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도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아침 일찍 올라온 김상년(59) 경기도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조합장은 "우리가 얼마나 절박하겠느냐"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다시 이런 일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씨와 같은 지부 조합원이었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다"며 "조속한 시일 내 (카풀 영업의 근거가 되는) 법을 없애야 한다. (카풀을 허용하는 것은) 우리가 수십년을 택시 일 하면서 고생했는데 이제와서 터전을 버리라는 얘기와 같다"고 말했다.

김경전(58) 서울개인택시조합 대의원은 "임씨가 단식 농성장에 계속 왔었다"며 "말은 제대로 섞어본 적은 없지만 엄청 자주 왔던 사람"이라고 고인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며 "그걸 안 해서 사람들이 죽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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