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에 도착, 차에서 내려 걸어오고 있다.
11일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에 도착, 차에서 내려 걸어오고 있다.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원이 "물의를 빚어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1일 오후 3시께 조사를 받기 위해 승용차로 예천경찰서에 도착한 뒤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이 같이 답변했다. 

이어 '폭행을 인정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예"라고 짧게 말했다.

'왜 가이드를 때렸느냐'라는 물음에는 "가이드분께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왜 폭행을 했느냐' 및 '왜 거짓말을 했느냐'라는 질문에는 "죄송하다"라고만 짧게 말한 뒤 대기하고 있던 수사관들과 함께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11일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11일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박원식 예천경찰서 수사과장은 "대부분 기초자료에 대한 수사는 마쳤다"며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박종철 의원에 대한 수사는 대략 5~6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박 의원에 대해 폭행죄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상해죄 적용도 함께 고려 중이다. 

 
폭행죄의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반면 상해죄를 적용하면 피해자 뜻과 관계없이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앞서 예천군의원 9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5명은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7박10일 동안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박 의원(당시 부의장)은 연수 나흘째인 지난달 23일 오후 6시께(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얼굴에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박 의원은 폭행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실랑이 도중 손톱에 긁혀 가이드 얼굴에 상처가 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가이드 측이 이 같은 해명에 반발, 당시 버스 안에 있던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을 공개하면서 박 의원의 거짓말이 탄로났다. 
 
녹화 영상에는 이형식 군의장과 대화 중이던 가이드를 향해 걸어간 박 의원이 가이드를 수차례 폭행한 사실이 고스란히 찍혔다. 

경찰은 한 시민단체가 지난 7일 폭행 등의 혐의로 박종철 의원을 비롯한 예천군의회를 고발함에 따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박 의원과 함께 해외연수를 다녀온 동료의원 8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5명을 상대로 한 참고인 조사는 전날까지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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