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15일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15일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불거진 심석희, 신유용 사태와 관련, 체육계 성폭력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체육계 시스템을 손질할 것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22차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앞서 사과문을 낭독했다.

체육계는 성폭력 문제로 큰 홍역을 앓고 있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이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심석희가 조재범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데 이어 여자 유도선수였던 신유용도 과거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이 회장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용기를 내 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 용기에 위로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지원과 성원, 격려를 해 준 국민 여러분과 후원해준 정부, 기업 여러분들에게도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한체육회는 내부 관계자들이 징계 및 상벌에 관여하면서 자행된 관행과 병폐에 대해 자정 기관으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와 긴밀한 협의 하에 조직적 은폐나 묵인, 방조 시 해당 연맹을 즉각 퇴출시키겠다.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며 부당한 행위를 자행하는 것 또한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체육 단체 및 국가별 체육회(NOC)와도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부당행위를 한 지도자들을 국내외에 발을 붙이지 못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광범위하고 철저한 심층 조사를 실시하여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 최고 책임자로서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하고 정상화시키겠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성폭력 가해자는 영구 제명하고 국내외 취업을 완전 차단하겠다"면서 "메달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온정주의 문화를 철폐하겠다. 전수 조사하여 결과에 따라 사법 처리 및 검찰 고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체육계의 기조인 '엘리트 체육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도 시사했다.

"정부와 협의 하에 엘리트 체육 육성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여 개선책을 마련하겠다. 도제식 훈련의 근원적 개선책을 만들겠다"면서 "정부, 시민단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즉각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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