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한 후 테리사 메이 총리가 하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영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한 후 테리사 메이 총리가 하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증권가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브렉시트 연기 시도, 조기총선 추진, 노딜 브렉시트 발생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승인 부결이 곧 노딜 브렉시트로 이어져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국 하원의원은 15일(현지시각)정부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 큰 표 차이로 부결시켰다. 
투표 결과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합의안은 230표차로 부결됐다. 이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가 가장 큰 표 차이로 의회에서 패배한 기록이다.
정부는 부결안에 대해 3일 내로 수정안을 제시하고 다음주 재차 하원에서 재표결을 실시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재표결에도 부결되면 노딜 브렉시트가 유력하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영국정부가 EU측과의 협상을 통해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 ‘승인 부결’이 ‘노딜 브렉시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 중이다. 
이미 한 달 전에도 브렉시트 부결이 예상돼 시장에는 이미 선반영됐고 국내 증시의 브렉시트에 대한 민감도가 이전보다 높지 않아 브렉시트 발효시기가 3월에서 7월로 연기될 경우 국내 증시 변동성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노딜 브렉시트보다 브렉시트의 진행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 연구원은 이어 “이번 의회 부결이 표면적으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불러올 수 있겠으나 매우 큰 표 차이로 부결됨에 따라 오히려 정부 불신임에 따른 조기 총선 등 당초 예정된 브렉시트 일정이 지연될 수 있는 여건으로 국면이 전환될 여지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결 직후 야당인 노동당은 정부 불신임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메이 총리 측은 만일 정부 불신임안이 부결될 경우 플랜 B를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어떠한 형태로든 노딜 브렉시트보다는 브렉시트 일정 자체가 지연되거나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의견을 내놨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예상돼 시장에는 이미 선반영됐다”며 “국내 증시의 브렉시트에 대한 민감도가 이전보다 높지 않아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예상된 결과다. 향후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며 “노딜 브렉시트가 아닌 온건한 탈퇴를 예상한다. 이제는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전일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큰 표 차이의 부결됐지만 파운드화는 급반등했다.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브렉시트 협상 기한 연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시장은 ‘노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다. 시한이 3월 말에서 7월 말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브렉시트 이슈에 대해 안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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