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규모가 사상 최초로 2200억달러대를 달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술 우위 품목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부문 수출액이 1200억달러를 넘어서 전체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지난해 수출 규모가 1년 전 1976억달러보다 11.5% 늘어난 2204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가율은 지난해 21.6%보다 다소 축소됐으나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수출 증가세는 24개월 연속 유지됐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에 18.9% 크게 증가한 뒤 2분기 16.7%, 3분기 12.5% 각각 늘었고 4분기 증가율이 0.2%로 가장 미미했다. 월 기준으로는 8~10월 3번이나 200억달러를 넘겼다.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996억7000만달러)보다 28.6%나 불어난 1281억5000만달러로 단일 품목으로서는 유일하게 1200억달러를 돌파했다. 메모리·시스템 반도체가 동시에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서버·스마트폰의 고(高)사양 디(D)램과 낸드 플래시 수요의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수출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94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대비 증가율은 40.1%에 달해 주요 품목 중 가장 높다.
시스템 반도체 역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통합제조업체(IDM) 등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사상 최고 수출액을 올렸다. 규모는 264억7000만달러이며, 1년 전 대비 증가율은 4.4%다.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데이터 저장장치(SSD)를 중심으로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도 양호했다. 이 부문에서의 수출액은 112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7.4% 늘었다.
반면,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77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4% 감소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TV·모바일 등에서의 수요 확대로 증가세가 지속됐지만(11.7%), LCD 패널의 경우 중국 경쟁 업체의 대형 패널 생산 등으로 단가가 하락해 1년 전보다 21.0% 감소했다.
휴대폰 수출도 뒷걸음질 쳤다. 중국 업체의 공세로 스마트폰 등 완제품 수출이 1년 전보다 12.1% 줄었다. 해외 생산이 확대된 부분품의 경우 감소율이 29.7%로 더 컸다. 이에 지난해 휴대폰 수출 규모는 1년 전보다 23.2% 후퇴한 14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권민지 기자
지역별로 보면 ICT 최대 수출국인 중국(홍콩 포함)으로의 수출액이 1193억7000만달러다. 1년 전보다는 14.4% 증가했다. 현지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휴대폰(43억달러·-37.0%), 디스플레이(141억3000만달러·-21.0%) 등은 감소했으나 반도체 수출이 14.4%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액의 54.2%로 절반을 넘는다.
중국 다음으로 큰 비중(12.7%)을 차지하는 베트남으로의 수출액은 278억9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1% 올랐다. 반도체(109억6000만달러·18.7%), 디스플레이(95억달러·22.3%) 등 부문에서 완제품의 현지 생산을 위한 부분품 수출이 늘었다. 수출 3위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205억4000만달러다. 1년 전보단 13.2% 불어났다. 휴대폰(50억5000만달러·-10.0%)은 감소했으나 반도체(68억8000만달러·54.8%)와 컴퓨터 및 주변기기(25억2000만달러·1.0%) 부문에서 늘었다.
중국, 베트남, 미국을 포함해 대만, 필리핀, 일본, 싱가포르, 독일, 멕시코, 인도 등 수출 상위 10대 국가로의 수출액은 총 1988억달러로 전체의 90.2%를 차지한다.
한편 지난해 ICT 수입액은 1071억달러다. 품목별로 반도체(8.5%), 디스플레이(10.0%), 컴퓨터 및 주변기기(8.1%) 등에서 늘었지만 휴대폰(-17.5%)에서 줄었다. 주요 국가별로는 중국(8.4%)과 베트남(18.9%)으로부터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일본(-4.0%), 미국(-7.3%)으로부터는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ICT 무역수지가 1132억8000만달러 흑자를 창출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초호황 및 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 증가에 힘입어 1년 전(956억달러)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대(對) 중국(홍콩 포함) 무역수지가 743억5000만달러로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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