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령 카슈미르와 국경을 맞댄 라다크 지역에서 2013년 5월5일 중국군인들이 "당신은 이미 국경을 넘었다. 바로 돌아가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인도령 카슈미르와 국경을 맞댄 라다크 지역에서 2013년 5월5일 중국군인들이 "당신은 이미 국경을 넘었다. 바로 돌아가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인도가 국경 안보 강화를 위해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 대규모 도로 정비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과의 유사 사태 발생 시 군 병력 및 무기 등의 용이한 이동을 위해서이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도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인도가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북동부 5개 주에 총 길이 4056㎞에 이르는 도로 44개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로 건설에는 총 29억 달러(약 3조 25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도로가 건설되는 지역은 인도 북부 및 동북부 지역으로, 아루나찰프라데시, 시킴, 잠무카슈미르, 우타라칸드, 히마찰프라데시 등 총 5개 주다. 

도로 건설은 인도 정부의 중앙 공공사업 기관(CPWD)과 국경도로기구(BRO)가 공동으로 담당하며, 일부 도로는 이미 건설 중이다.  

인도에서는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이라는 국정 목표하에 전력 및 도로 등 적극적인 인프라 확충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번 도로 건설 계획도 이러한 인프라 확충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도로 정비 프로젝트의 배경에는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이 있다. 양국은 1962년 히말라야 일대에서 국경분쟁으로 전쟁을 치른 경위가 있으며, 2017년 여름에는 중국, 인도, 부탄의 국경이 만나는 도클람(중국명 둥랑) 지역에서 73일간 군사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중국이 도클람에서 도로 건설을 진행하자 인도가 이곳에 병력을 파견하며 무력충돌 직전까지 갔는데, 인도군이 산악 지역에서의 부대 전개 속도에서 중국에 크게 뒤처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 북동 지역의 중국과의 접경지역에서는 순찰을 위해 이동하는 데만도 며칠이 소요되며, 무기를 옮기려면 전부 분해했다가 재조립해야 하는 등 도로 상태가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도는 중국과의 접경지역에 도로 건설을 확충해야 함으로써, 유사 시 군 병력의 빠른 전개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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