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진 거 맞나요?"

서울 아파트값이 10주 연속 하락했지만 실수요자들의 체감지수는 그리 크지 않다. 9.13 부동산대책 이후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하락, 심리 위축, 거래 절벽 등이 심화하고 있지만 최근 수년간 천정부지로 올랐던 것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지지 않은 탓이다.

30대 직장인 A씨는 18일 전세 만료를 앞두고 집을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를 기웃거렸다. 연말연시 집값이 떨어졌다는 뉴스투성이고 급매물도 나왔다고 해 이참에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A씨는 이내 돌아서 나와야만 했다. A씨는 "집값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막상 확인해 보니 큰 차이가 없었다"며 "오를땐 천정부지로 오르더니 내리는 건 미미해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라고 울상지었다. 이어 "아직도 집 살때가 아닌 것 같다"며 "가격이 좀 더 내리기를 바라며 좀 더 기다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일 뉴시스가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2013년 4월 첫째주를 기준으로 이달 14일까지의 서울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28.64%로 나타났다. 5년10개월만에 아파트값 상승률이 29%에 육박했단 뜻이다. 같은 기준점에서 9.13대책 발표이후 가격하락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첫째주까지의 변동률은 29.46%였다.  

2013년 4월 서울아파트값을 1억이라고 가정했을때 최근 최고점은 1억2946만원이고 이달 14일 현재 가격은 1억2864만원이다. 최근 10주 사이 떨어진 금액은 82만원뿐인 셈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2013년 4월 첫째주부터 이달 14일까지 12.70%, 지난해 11월 둘째주까지 13.31%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10주간 하락률은 그간 오른데서 0.61% 상쇄하는데 불과했다. 

전세가격 상황도 매한가지다. 2013년 4월 첫째주부터 이달 14일까지, 그리고 지난해 11월 첫째주까지의 전셋값 변동률을 차례대로 보면 전국은 각 21.13%, 20.23%, 서울은 각 34.15%, 35.19%다. 10주 사이 전국적으론 0.90% 빠졌고 서울은 오히려 1.04% 더 올랐다. 

매물이 나와도 가격을 더 낮추려는 매수자와 버티려는 매도자간 눈치싸움만 치열하다. 급매물이 나와야 겨우 거래가 이뤄지는 정도다. 강남권의 경우 최고가에서 2~3억원은 빠져야 관심을 갖는다.  

서초구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호가가 좀 빠지긴 했지만 수요자들의 기대만큼은 아니다"라며 "매수인은 가격을 더 낮추려고 하고 매도인은 어느 선 이하로는 안 된다고 해 계약으로 쉽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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