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믿음신협(이사장 최병육,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고위직 간부가 불특정 하급 여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저질러 조직 내에서 문제가 되자, 해당 신협이 피해자 보호 조치는 하지 않고 “단순히 내부 단속만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현재 대다수 지역 교계와 시민들은 ‘믿음신협’의 이중성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건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6월경 가해자인 신협 간부 조씨(남, 50대)로부터 상습 성추행을 당해왔던 5, 6명의 여직원이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이 사실을 조합 측 경영진에게 호소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3개월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쉬쉬’하던 조합 측은 사태가 확산되자 지난 9월 인사위원회를 열고, 조씨를 ‘정직 6개월’ 징계 처분을 내렸다. 
당시 인사위 자료에 따르면, 조합 고위 간부인 조모(남, 50대 초반)씨는 주로 부하직원과 대화도중 하절기 유니폼 입은 여직원의 팔 안쪽에 손을 넣어나, 속옷 라인을 만지며 등을 쓰다듬기도 했다. 
또한 “옷이 다 파여서 몸을 숙이면 다 보이겠다”며, 여직원의 얼굴과 가슴을 번갈아 보기도 했고, 파티션에 턱을 괴고 유니폼 위·아래를 훑어보는 등 여러 방법으로 여직원들을 성희롱(추행)을 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조씨는 이외에도 결혼 앞둔 여직원에게 ‘속궁합’ 얘기를 했는가 하면 회식자리에서 남자직원에게 ‘키스’를 하려고 시도하는 등 부적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가해자 조씨는 소명서에서 피해 직원들의 진술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기억은 안 나지만, 배려와 친근감에서 유머를 한다는 것이 상대에게 부담을 준 것 같다”는 등 진정성 있는 사과는커녕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피해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번 심각한 사태에 대해 ‘믿음신협’ 측이 내부처리로 정리하면서부터다. 해임 파면 등 중징계가 아닌 솜방망이로 마무리를 한 것이다. 당시 피해자들은 전원 권고사직을 희망했지만 경영진은 이를 무시했다.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는 조합 경영진이 조씨에게 “급여 80%의 유급 포상휴가를 줬다”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이 사건이 다시 피해 여직원들을 긴장시키는 것은 오는 3월이면 조씨가 징계 6개월을 끝내고 다시 조합에 복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조합의 거의 모든 여직원들은 지금 조씨의 접근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조씨는 현재 조합 복귀를 앞두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버젓이 조합의 연계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이와 관련 “이제 다 끝난 일인데, 왜 그러느냐”며 “오히려 불쾌하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합은 현재 피해 직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향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격리근무를 검토해 보겠다”고 했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직원들은 “조합의 순환근무 규칙상 격리근무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조합의 조치에 불만이 가득하다. 
한편 경영진의 안일한 대처에 피해의식이 깊은 여직원들은 “만일의 경우 조씨를 사법기관에 실명고소를 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피해감정을 풀지 않고 있다. 
한편, ‘믿음신협’은 지난 1970년 기독교 장로 목사 등 성직자들이 자금을 투자해 설립된 후 교회 장로들이 이사장을 연임하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의정부 =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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