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 김성관 과장.
서울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 김성관 과장.

9년 간 꾸준히 헌혈을 하며 모은 88장의 헌혈증서를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내놓은 공무원이 있다.

서울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에 근무하는 김성관(58) 과장은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찾아 헌혈증 17장을 건넸다. 2010년부터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며 헌혈증이 모일 때마다 기부한 헌혈증서가 지금까지 88장에 이른다.

김 과장은 국내 혈액부족이 심각하다는 소식을 듣고 헌혈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해 10년 가까이 꾸준하게 헌혈의 집을 찾고 있다.

과거 군입대를 앞두고 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한 부친을 위해 친구들이 50장 가까운 헌혈증을 모아 도움을 준 기억도 김 과장이 헌혈로 나눔을 시작한 계기다.

당시 친구들의 고마움을 오랜 세월 마음속에만 품고 있다가 힘든 투병 생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작게 나마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헌혈이 어느 덧 10년이 되어 간다.50대에 접어든 나이에 처음 헌혈을 시작했지만 20~30대 젊은 세대 못지 않게 꾸준히 헌혈에 동참했다. 

헌혈을 시작한 초기에는 석 달에 한번 씩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전혈을 하다가 보다 자주 헌혈하기 위해 1년에 25회까지 가능한 혈장 헌혈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88장의 헌혈 증서를 기부하기까지 9년 동안 한두 달에 한 번씩은 꼭 헌혈의 집을 찾은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일 4명의 어린이들이 백혈병 같은 소아암으로 진단 받고 있고, 1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힘든 항암 치료와 수술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과장이 기증한 헌혈증서는 힘든 치료과정으로 고통 받는 소아암 어린이에게는 큰 힘이 된다.
 

김 과장은 앞으로도 헌혈을 통해 생명 나눔을 계속할 생각이다. 100회를 채워 헌혈유공자에게 주어지는 명예장도 받고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도 심어줄 계획이다.

김 과장은 "헌혈을 하면서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데 만족하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보람도 느낀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헌혈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호 서울지방병무청장은 "힘든 치료과정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헌혈증서 후원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선물했다"며 "앞으로 직원들이 나눔 문화에 참여하고 확산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생명 존중과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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