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내 반도체 업종 주가 상승과 반도체 공급량 조절 소식이 나오자 국내 동종 기업들도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업종이 여전히 핵심 사업의 한 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이번 한 주(1/21~25) 동안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6.67% 상승했다. 이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각각 5.82%, 3.95% 주가를 올렸다.


전기·전자 업종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가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해당 업종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전기·전자 업종을 대표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3% 상승했다. 이날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램리서치, ST 마이크로일렉트릭 등 반도체 업종이 견고한 실적을 발표하며 오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지속됐던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도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될 거란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기업들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급 과잉 우려로 인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2월에만 국내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8% 넘게 내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외 반도체 회사들이 시설투자를 축소한다는 소식을 내자 공급과잉우려해소가 빠르게 이뤄질 거란 전망이다.
D램 후발업체 미국 마이크론과 대만 난야는 국내 기업들에 앞서 이번해 시설투자를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의 시설투자 축소 소식에 삼성전자 또한 투자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급 조절 의지를 밝히며 3, 4위 공급사 마이크론과 난야테크에 이어 공급 조절 대열에 동참했다”며 “기다리던 생산 조절 소식은 공급 과잉 해소 시점을 앞당기는 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업종이 한동안 부진했지만 전세계적으로 정보산업이 핵심화되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여전히 업황은 긍정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은 단기적으로 급격한 조정 국면을 겪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이 이제 한 차원 더 발전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하향과 주가 조정이 어느 정도마무리 됐으므로 이제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대응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정태원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저조와 올해 상반기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2분기 재고 소진과 성수기 영향으로 하반기부터는 수급이 개선될 전망으로 주가 하락을 경험한 현 시점에서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봤다.
권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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