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하루 앞둔 1일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한 가족이 밝은 표정으로 열차로 향하고 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일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한 가족이 밝은 표정으로 열차로 향하고 있다.

 

본격적인 설 연휴를 앞둔 1일 기차역과 터미널은 오랜만에 고향으로 향하는 이들의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했다.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은 한 손에는 여행용 캐리어를, 다른 한 손에는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들고 차편 시간에 맞춰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고향에는 없는 대형 마트에 들러 치즈와 쿠키 등 가족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잔뜩 사 들고 가는 사람들도 눈에 띠었다. 

이날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최정민(30)씨는 고향 대구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씨는 "지난해 가을 이후 5개월 만에 고향에 간다. 가족들은 다 대구 인근에 사는데 나만 혼자 서울에 올라와 있다"며 "얼마 전 퇴사를 해서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8일 정도 일정으로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강혜란(49)씨는 남편, 아들과 함께 친정인 부산으로 향할 채비를 마쳤다. 강씨는 "지난 여름에 가고 처음"이라며 "고향은 내려갈 때마다 늘 설렌다. 가족들도 많이 모여 진짜 명절 느낌이 많이 난다"고 기뻐했다.

경남 김해의 본가에 가는 김모(37)씨는 "연휴 때 특별한 계획은 없다"면서도 "가족이 다 같이 모이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도 부쳐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뭐니뭐니해도 명절 음식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고향에는 가족 뿐 아니라 친구들과의 추억도 있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박진규(30)씨는 "동대구 본가에 가는데 어릴 때 친했던 동네 친구들을 만나려고 약속을 잡아놨다"며 "오랜만의 만남이라 친구들을 만나는 게 가장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역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시민들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역 군인인 병장 박원석(23)씨는 군복을 갖춰 입고 설렘 가득한 얼굴로 역사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씨는 "춘천 집에 갔다가 할머니댁인 충북 영동에서 친척들을 만나기로 했다"며 "군 생활도 17일 밖에 남았다. 열흘 간의 말년휴가를 쓴 이후 복귀해 6일 뒤에 전역한다"고 기뻐했다. 

이날 용산역에서는 떡, 음료수, 곶감으로 구성된 설 특별 선물을 준비해 귀성객에게 나눠주는 행사도 열렸다. 

긴 명절 연휴를 맞아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도 많았다.

이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은 이른 아침부터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여행사에 근무하는 권모씨는 "오전 5시30분부터 7시까지 여행사 안내카운터가 엄청 붐볐다"며 "이번 연휴에는 베트남 다낭과 홍콩, 대만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가족들과 첫 해외여행을 간다는 김순남(69)씨는 "6남매 중 4남매 가족 총 12명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여행을 떠난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블라디보스토크에 킹크랩이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다. 가족들과 킹크랩도 먹고 러시아 전통 사우나인 반야도 즐길 계획"이라며 활짝 웃었다. 

출국장에서 만난 손례진(26)씨는 "4박5일간 단짝 친구와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그는 "설 연휴기간 여행을 떠나 가족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2주간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족들도 흔쾌히 승락해주셨다"고 했다.

한편 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되면서 이날 오후부터 고속도로 정체도 시작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방방향 정체는 퇴근시간 이후인 오후 7~8시께 가장 심하다가 오후 9~10시께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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