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난 비닐하우스
화재가 난 비닐하우스

"조카가 죽은 것 만으로도 견딜 수 없는데 그 가족들은 비닐하우스 나마 모두 불에 타 갈 곳을 잃었어요"

지난달 29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사리현동의 한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시작된 불로 숨진 이모(21)씨의 삼촌 이흥만(79)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연신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이씨 가족이 살고 있던 곳은 비닐하우스로 법적으로는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 농사을 짓고 있고 집을 구할 수 있는 형편이 안돼 이씨의 가족들은 비닐하우스 내에 온열기구를 들여 놓고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었다.

이씨의 목숨을 앗아간 불도 온열기구의 전기합선으로 인한 것이었다.

지난 1일 마지막으로 딸을 보낸 이씨의 어머니 김모(48)씨는 슬픔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당장 거리에서 지내야만 하는 형편에 놓였다.

그나마 설 명절 동안은 주변의 도움으로 컨테이너 안에서 추위를 피할 수 있게 됐지만 그 이후는 어떻게 지낼지 막막하기만 하다.

김씨는 "적십자에서 담요 등을 지원 받았으나 사고 이후 두차례 찾아온 경찰은 농사 짓는 땅이 재산으로 잡혀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도움을 주려고 하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지만 당장 어디서 지내야 할 지 너무나 슬픈 설 명절"이라고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삼촌 이씨도 "가족들이 도와줄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남은 형수와 딸들이 좁은 컨테이너에서 지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면서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 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고양시 관계자는 "긴급 생활대책을 위한 정책이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이 가족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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