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안산 대부도에 있는 한 공연장. 사람들이 저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갈채를 쏟아내는 이곳은 바로 동춘서커스 공연장이다. 추운 날씨 속에도 많은 사람이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공연을 즐기러 왔다.
간단한 낙법 시범부터, 외발자전거 묘기, 실크를 이용한 공중제비 등 각종 묘기가 펼쳐지자 사람들의 박수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날 동춘서커스를 관람하러 온 두봉수(49·고양시 일산동구) 씨는 “동춘서커스가 옛날부터 전통 있는 서커스라고 해서 검색해서 오게 됐다”며 “직접 와서 보니 기대 이상이고 지루하지 않고 재밌었는데 특히 대관람차처럼 큰 기구를 써서 하는 묘기가 인상적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의 서커스 공연은 고대 로마의 전차 경기장에서 열린 전차 경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묘기보다는 서로 승부를 겨루는 행사로 진행됐으며 현대의 서커스와 같은 공연이 자리 잡게 된 건 1768년 영국의 흥행사이자 직접 마상곡예를 펼치기도 했던 필립 애슬리(Philip Astley)가 공연한 쇼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서는 1793년 필라델피아에서 시작된 공연이 최초의 서커스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곡마단(曲馬團)이라는 단체의 공연이 흥행했는데 고도의 기술훈련으로 각종 동물을 부리고 곡예·기술(마술)·노래와 춤 등을 공연하는 단체였다. 곡마단이 처음 유입된 것은 20세기 초로 당시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서커스단, 곡예단, 마술단 등 유사한 단체들이 생겨났다.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의 곡마단 공연은 러시아에서 온 바로프스키(Barovsky) 곡마단이다. 이미 유럽과 일본에서 명성을 얻은 곡마단이었는데, 여러 마리의 말들을 이용한 곡마술과 공중그네 기예가 특히 유명했다.
국내에서 현재까지 운영 중인 동춘서커스는 1925년 5월 4일 30여 명으로 창단된 공연단이다. 광주에서 첫 공연을 펼친 동춘서커스는 1960~70년대에 300명의 단원을 이끌며 부흥기를 이뤘으며 1994년까지 연중무휴 공연으로 총 누적 관객 1,000만여 명을 기록하는 등 전국 순회공연을 진행했다. 
이후 2011년 5월 안산시와의 협약을 통해 대부도에서 현재까지 상설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6개월마다 항시 프로그램을 교체하며 운영 중이다.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주제와 함께 극장식 의자, 특수조명을 갖추고 전통적인 곡예·묘기 위주의 서커스에 예술성을 가미한 현대서커스로 거듭나면서 기계체조, 곡예, 무용, 마술, 음악이 결합한 새로운 장르의 공연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또 공연장에서 간식거리도 판매하고 있어 아이들도 재미있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이날 동춘서커스 단원 20여 명은 90분 동안 17~18개 종목의 공연을 선보였다. 먼저 첫 순서로는 봉 묘기와 공중에서 실크를 타고 날아다니는 공중실크쇼 등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만한 무대로 꾸며졌다. 

 

이어 외발자전거를 타며 머리 위에 물건 올리기, 5단으로 쌓은 깡통 위에서 중심 잡기 등 기인열전을 방불케하는 묘기들을 선보였다.
이날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공연은 생사륜 공연과 남녀 4명이 공중에서 펼치는 공중비천 공연, 모든 단원이 나와 펼치는 인간 피라미드 등 맨몸 퍼포먼스였다.
특히 생사륜 공연은 동춘서커스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놀이기구를 연상케하는 360도 회전 기구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히 놀이기구 안에 머물러 있지 않고 외부로 나와 걸으면서 줄 넘기, 눈 가리기 등 고난도 묘기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서커스를 처음 봤다는 천지현(12·수원시 장안구) 군은 “티비에서 보는 것보다 더 실감 나고 재밌었다”며 “무섭지만 공중에서 매달리는 묘기도 경험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춘서커스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circusdc.com)를 참고하면 된다.
황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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