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부경찰서학교전담경찰관 경사 이명기
인천서부경찰서학교전담경찰관 경사 이명기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보다 지겨웠던 학교생활이 끝났다는 시원함이 마음속을 채우는 졸업시즌이다. ‘시작’이라는 단어보다 ‘끝’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졸업생들은 학교생활을 화끈하게 마무리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졸업식이 끝나면 밀가루를 뿌리거나 달걀을 던지는 행동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곤 했다.
최근 건전한 졸업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사전에 유인물 배포 등 홍보활동을 하고 학생들의 공연과 학부모·교직원이 함께하는 축제의 자리를 마련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로인해 강압적 뒤풀이 문화가 사라져가는 추세이나 더욱 은밀하고 위험한 형태의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이미 졸업한 선배와 후배들이 축하해준다는 명목으로 모여 흡연·음주를 하고 얼차려를 주거나, 졸업선물을 이유로 후배들에게 금품을 갈취, 옷을 벗겨 알몸 사진을 찍는 사례가 그 예이다.
학생들은 이런 행위가 전통이라 인식해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모두 범죄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밀가루나 달걀을 던지는 행위는 폭행죄, 금품을 빼앗는 행위는 공갈죄, 옷을 벗게 하거나 알몸 상태로 기합을 주는 행위는 강제추행 및 강요죄, 알몸 상태의 모습을 촬영하는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에 의해 처벌된다.
경찰에서는 졸업식 전 예방·홍보 활동과 졸업식 당일 강압적 뒤풀이 예방 캠페인 실시와 뒤풀이 발생 예상지역 순찰활동, 신학기 전까지 주류·담배 판매행위, PC방·노래방 출입시간 위반 등 계도·단속을 하는 등 건전한 졸업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뿐만 아니라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 강압적 뒤풀이가 범죄임을 학생들에게 인식시키고 건전한 졸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칫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고 미래를 다짐하는 졸업식을 상처만 남은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