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금액이 약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 반등에도 수출가격이 떨어진 영향으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26.25(2010=100기준)로 전년동기대비 5.6% 하락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지난 2016년 7월(-7.8%)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지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2월(120.0)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부문별로 자동차 등 수송장비가 13.4% 증가했으나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전기 및 전자기기에서 18.9% 빠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석달째 내려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IT 업체의 수요가 둔화되고, 반도체 재고 조정 등으로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도 전월(-8.1%)에 이어 지난달에도 2.7% 하락했다.
수출물량은 늘었다. 자동차 수출이 늘어 수송장비가 14.5% 증가한 영향이 컸다. 저가 원료 투입 효과 등으로 화학제품도 큰 폭(7.4%) 상승했다. 그러나 전기 및 전자기기의 수출물량은 8.7% 감소했다.
수입은 금액과 물량지수 모두 1.8% 하락했다. 수입물량은 원유 등 광산품이 9.7% 하락했고 일반기계는 25.6% 떨어졌다. 일반기계 수입물량이 감소한 것은 1년 전 설비투자 등이 큰 폭 늘어난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됐다.
교역조건은 악화세를 지속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3.35(2010=100기준)로 전년동기대비 6.1%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이는 지난 2017년 12월(-3.5%) 이후 1년2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출가격이 6.1%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 다만 그간 오름폭이 컸던 수입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6% 하락했다. 수출물량이 늘긴 했으나 교역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