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주광현
효산 주광현

우리말에는 일부(一部)의 뜻은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전적(全的)으로 뜻이 비슷한 것도 아니며 더구나 그 쓰임에서는 전혀 다르게 써야 할 말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이를 혼동해 언중에서 잘못 쓰는 말이 몇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어리다’와 ‘젊다’/ ‘이르다’와 ‘빠르다’ / ‘다르다’와 ‘틀리다’ / 바라다와 바래다
위의 말들은 비슷한 말 같지만 달리 써야 할 말들이다.
먼저 ‘어리다’와 ‘젊다’에 관해 비교하는 용례(用例)를 만들어 보면 이렇다. 
1) 그 사람은 올해 환갑이니 고희인 우리 나이보다는 어리다.
2) 그 사람은 올해 환갑이니 고희인 우리 나이보다는 젊다.
위의 1)과 2)를 비교해 보면 2)와 같이 써야 옳음을 알 수 있다.
왜 그런가? ‘어리다’는 말은 10대 전반을 넘지 않은 나이를 가리키기 때문에 환갑의 나이를 ‘어리다’라고 할 수가 없다. 따라서 10대 후반 이후에 있는 두 사람의 나이를 비교할 때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사람에겐 ‘어리다’보다는 ‘젊다’라고 해야 한다. 
이와는 달리 10대 전반 이하의 어린 아이들 나이를 비교 할 때는 아래의 용례와 같이 ‘어리다’를 써야 한다. “우리 집 아이는 그 집 아이보다 더 어리다“
다음은 ‘이르다’와 ‘빠르다’의 쓰임에 혼동을 일으켜 잘못 쓰고 있는 경우이다.
‘이르다’는 ‘기준을 잡은 때보다 일찍이’를 뜻하는 「형용사」이다. 이에 관한 용례는 이렇다. ¶ 그는 여느 때보다 이르게 학교에 도착했다./올해는 예년보다 첫눈이 이른 감이 있다.∥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이에 비해 ‘빠르다’는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이다. ‘빠르다’의 용례는 이렇다. ¶ 걸음이 빠르다/ 말이 빠르다/ 발놀림이 빠르다
이렇게 ‘이르다’와 ‘빠르다‘의 뜻이 다른데 ’이르다‘라고 써야 할 것을 ’빠르다‘라고 잘못 쓰고 있다.
세 번째로 ‘다르다’와 ‘틀리다’의 잘못 쓰임을 지적한다.
‘다르다’는 ‘같지 않다’이고 ‘틀리다’는 ‘문제에 대한 답이 맞지 않다’라는 뜻임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아래와 같이 잘못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너희 집과 우리 집은 집안 사정이 틀리다.’
이런 경우엔 ‘틀리다’는 잘못이고 ‘다르다’라고 해야 한다. 두 집안 사정이 ‘다를 뿐’이지 ‘틀리고 맞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다르다’라고 해야 할 상황에도 ‘다르다’ 대신 ‘틀리다’라고 하고 있다.
끝으로 ‘바라다(바람)’와 ‘바래다(바램)’에 대한 오류인데 상황이나 내용 구분 없이 모두 ‘바래다(바램)’로 쓰는 경우를 지적해 본다.
‘바라다(바람)’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1」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됐으면 하고생각하다.
「2」원하는 사물을 얻거나 가졌으면 하고 생각하다.
「3」어떤 것을 향해 보다. 
다음 ‘바래다’는 크게 두 가지의 다른 뜻을 가진 낱말이다. 
「1」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하다.
「2」【…을】볕에 쬐거나 약물을 써서 빛깔을 희게 하다.
바래다 : 가는 사람을 일정한 곳까지 배웅하거나 바라보다. 
이와 같이 내용에 따라 문맥에 맞는 어휘를 골라서 바르게 써야 한다. 그런데 ‘바라다(바람)’로 써야할 내용인데도 ‘바래다(바램)’로 잘못 쓰고 있다.
특히 언어문화의 중심에 있는 언론 매체에 종사하는 분들이나 문학작품을 쓰는 작가를 포함해 가요의 노랫말(가사)을 만드는 작사자들은 자기가 쓴 글에 대해 발표하기 전에 오류가 없는 가를 충분히 검토한 후 오류가 없음을 확인한 후 발표해야 할 것이다.
언어문화는 많은 문화 가운데 가장 기본이며 핵심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써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우리말과 글을 바르게 쓰고 잘 가꿔 후손에게 훌륭한 언어문화를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할 책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각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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