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전후 최장기 경기확대를 이루었다고 자평하고 있는데 대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4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마찰 등의 이유로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일본 기업의 중국에 대한 수출도 감소해 각종 생산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말에 발표된 1월 광공업 생산지수(속보치)는 전월대비 3.7% 하락했다. 이는 3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일본 정부도 생산 기조 판단과 관련해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에서 '답보하고 있다'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29일에 열린 월례경제 보고에서 74개월 연속 '경기확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이나자미 경기(2002년 2월~2008년 2월)'를 뛰어넘은 것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대 기록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다이이치(第一)생명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신케 요시키(新家義貴)는 "언론에서는 전후 최장기 경기확대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미쓰비시(三菱) UFJ 리서치&컨설팅의 수석 연구원인 고바야시 신이치로(小林真一郎)도 "작년 10월이 경기확대의 정점으로 보인다"면서 "전후 최장기 달성이라는 (일본 정부의 자평은) 환상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최장기 경기확대라고 판단한지 두 달여 가까이 되지만 아직까지도 현재의 경기확대기를 지칭하는 명칭도 등장하지 않았다. 과거 일본의 장기 호황기를 두고 이자나기 등의 명칭이 붙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전후 고도경제성장기인 '이자나기 경기’는 일본 ‘고사기’에 나오는 남신의 이름인 이자나기(伊弉諾尊)에서 따왔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국민들이 전후 최장기 경기확대를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통신은 일본 내각부가 오는 7일 발표할 예정인 지난 1월 '경기동향지수'도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매달 기업의 생산과 고용 등 경제지표의 움직임을 종합해 '경기동향지수'를 발표한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경기동향지수'가 지난달 '답보'에서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경기동향지수'는 경기 기조 판단에 있어 중요한 지표로, '경기동향지수'가 하락하면 최장기 경기확대 기록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일본 정부는 경기 기조의 판단을 내각부에 경제학자 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경기동향지수연구회'에 맡긴다. 연구회는 경기확대 및 후퇴 시기를 '경기동향지수' 추이의 판별을 통해서 판단하는데 '경기동향지수' 등 경제 관련 지표가 계속해서 악화되면 일본 정부가 앞서 자평한 최장기 경기확대 기록도 사실상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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