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카드수수료 인상에 강력 반발하며 5개 주요카드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향후 카드사와 자동차업계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어 우려된다. 


현대·기아차는 카드사의 일방적인 카드수수료 인상이라고 반발,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5개사의 계약을 종료할 것을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현대차는 오는 10일, 기아차는 오는 11일부터다. 


지난 1월말께 카드사들은 연매출 500억원 넘는 대형가맹점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바 있다. 오는 3월초부터 적용되는 수수료 인상에 통신사와 유통업계에 이어 현대·기아차가 이의제기한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카드사들이 협상없이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것에 반발해 계약을 해지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카드사들이 일방적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상한다고 통보한 것과 관련, 두차례나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인상된 수수료율 적용을 유예하고 수수료율 협상을 통해 공정한 수수료율을 정한 뒤 이를 소급적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한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인상 근거에 따라 명확한 자료와 설명을 제시하지 않고 지난 1일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했다”면서 “계약해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카드사에 수수료율에 대한 근거자료 제시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카드사들은 이달 1일부터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 답변으로만 일관했다”면서 해지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협상여지는 남겼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의 유예기간을 두고 10일부터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유예기간과 해지 이후라도 카드사가 요청하면 수수료율 협상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 기간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최대한 고객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수수료 인상 반대 이유로 카드사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들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IFRS 적용 이후 최저치인 2.5%다. 금융 등을 제외한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낮은 1.4%”라면서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지난해 ROA(총자산이익률)는 1.88%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 이익률이 국가 기간산업 자동차업계 1위 현대차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자동차업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GM은 4년간 총 3조원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판매급감으로 실적악화를 겪고있어 일방적 수수료율 인상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라며 “쌍용차도 8분기째 적자”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무분별하게 수수료율을 올린다면 수백억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고스란히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동차업계와 카드업계 대리전이라 할 수 있는 현대차와 카드사 수수료율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마케팅비용을 자동차사에서 부담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카드사 마케팅 때문에 선택 차종을 바꾸거나 브랜드를 바꾸는 사례를 들어본 적 없다”면서 “오히려 카드사들이 건당 최대 수천만원까지 매출을 올랄 수 있는 자동차고객을 유치하려고 자체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 매출증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자동차사가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했다.


반면 현대차는 제안을 수용한 BC카드와 NH농협카드, 현대카드, 씨티카드와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적정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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