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관리원은 해양경찰청과 합동으로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고유황 해상 면세유를 섬유공장, 화훼단지 등에 유통시킨 조직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부산항, 여수항, 인천항 등에서 외국항행선박에서 불법 구매한 해상 면세유를 대형 선박의 기름 창고를 청소하고 폐유를 수거하는 유창청소업체의 배를 이용해 빼돌렸다. 이후 육상 판매딜러에게 넘길 때는 폐기물수거차로 가장한 탱크로리를 이용했다. 


이렇게 빼돌려진 약 180억원 상당의 해상 면세유인 벙커C유는 육상용 저유황 벙커C유보다 1/3 저렴한 가격으로 전국 섬유공장과 화훼단지 등에 보일러연료로 유통됐다. 


이들은 기름과 물이 혼합되더라도 비중차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분리되는 점을 악용해 선박이나 수집운반차량에 바닷물 혼합장치를 설치해 놓고 검사 때 바닷물을 섞어 폐유로 둔갑시키는 등 단속에 대비했다. 


특히 조직 보호를 위해 면세유 수집부터 보관, 운송, 판매까지 각 업무를 철저히 분업화해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다. 

이들이 불법 유통시킨 해상 면세유 벙커C유는 육상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는 고유황 유류로 시험결과 황 함유량이 최고 2.9%로 기준치보다 약 10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 함유량이 높은 해상 벙커C유를 보일러 연료 등으로 사용하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을 다량 배출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원인이 된다.

손주석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석유 불법유통은 세금탈루의 문제만이 아니라 환경오염으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단속권한 유무를 따지지 않고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석유제품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양경찰청은 면세유 유통 총책 이모(43)씨와 육상 보관 판매책 김모(57)씨 등 총 25명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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