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으로 비춰지던 5G 서비스가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8일 이통 3사와 함께 5G 행사를 갖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통 3사는 지난해 12월1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전파를 송출하고, 기업 서비스(B2B)에 적용한 데 이어 3월 말 5G 전용 스마트폰과 함께 소비자 서비스도 포문을 연다.  


특히 이통사들은 기업을 겨냥해 5G 기반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드론, 스마트팩토리 등을 선보인 것과 달리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실감형 미디어와 게임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는 5G 시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장이었다. 대다수 글로벌 ICT 기업은 AR글래스, VR기기 체험존을 마련했고, 국내 이통사들은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AR과 MR 콘텐츠를 전시했다. 콘텐츠 개발을 위한 글로벌 ICT 기업과 동맹도 잇따랐다.  

◇MWC에서 베일 벗은 5G 스마트폰 

5G 서비스 상용화는 스마트폰 출시와 동시에 시작된다. 삼성전자는 최초의 5G 제품인 '갤럭시 S10 5G'과 '갤럭시 폴더'를, LG전자는 착탈식 듀얼 스크린의 'V50 씽큐(ThingQ) 5G'를 선보였다. 중국 화웨이도 5G 폴더블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 X(HUAWEI Mate X)'를 내놓았다.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넘어 '폴더블' '착탈식' 등 선택권도 넓어졌다.  


당장 3월 5G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제품이 유력하다. '갤럭시 S10 5G'은 오는 22일부터 이통사를 통해 사전 예약을 진행한다. 5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인폴딩' 방식의 '갤럭시 폴드'는 5G표준과 칩셋의 안정성을 고려해 5월 중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착탈식 듀얼 스크린의 5G스마트폰 'LG V50 ThinQ 5G'을 공개했으나 출시 시점은 4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5G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게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활용을 감안해 휴대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원할 때만 큰 화면으로 여러 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탈착식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중국 화웨이가 내놓은 5G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 X(HUAWEI Mate X)'는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화웨이가 자체 생산하는 '발롱 5000' 칩셋을 활용해 5G 이동통신을 지원한다.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 스마트폰이며 미래를 위한 5G 스마트폰'이라고 자신했다. 출시 시기는 올해 중반쯤이라고 밝혔다. 

 

 

▲ 2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갤럭시 스튜디오를 찾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최초 5G 스마트폰 ‘갤럭시 S10 5G’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2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갤럭시 스튜디오를 찾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최초 5G 스마트폰 ‘갤럭시 S10 5G’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5G 스마트폰으로 뭘 할까? 
과연 5G는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이 5G 통신을 지원하더라도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과거 이통사들은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4G 시대를 열었지만 초고속 유무선 통신에서 정작 돈을 벌고 있는 것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플랫폼 사업자라는 씁쓸한 교훈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이통사들이 5G 인프라 구축과 함께 콘텐츠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5G 통신이 기반의 스마트공장, 바이오헬스, 핀테크,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에너지산업 등이 기업 서비스는 물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실감형 미디어와 게임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킬러 콘텐트로 꼽고 있다. 

물론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실감형 서비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초연결, 초저지연, 초고속을 특징으로 하는 5G 통신을 만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LTE나 와이파이에서는 속도가 느리고, 배터리 소모가 느렸다. 시간차로 인한 방향 감각 상실이나 어지럼증 현상도 걸림돌이었다. 
    
  5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LTE(4G)보다 20배 빠르고, 송수신 과정에서 생기는 지연은 0.001초(1ms)로 줄일 수 있다. 반경 1km 이내 사물인터넷(IoT) 기기 100만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VR과 AR 서비스에 5G 통신이 적용되면 대용량의 영상 데이터를 끊김 없이 실시간 전송하고, 가상현실에 구현하는 속도를 단축해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5G 서비스가 시작됨에 따라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보급될 경우 고사향 게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구독형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4K 콘텐츠의 라이브 스트리밍의 확산으로 1인 미디어 중심의 2차 콘텐츠 창작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4G로는 초고화질 동영상, 360도 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 등이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않지만 5G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면 무한대에 가까운 저장소와 프로세싱 파워를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VR, AR 콘텐츠나 초고화질 동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의 제작 및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사 요란한 마케팅, 초기 시장 흔들까?  

하지만 콘텐츠는 물론 전국망 구축, 요금제 등 넘어야할 산도 많다. 

5G 전국망 구축은 2020년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 3사는 올해 수도권과 전국 6대 광역시를 시작으로 전국 85개 도시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3월 말 출시되는 5G 스마트폰을 사더라도 당장 사용이 가능한 지역은 수도권과 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될 수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5G 상용화 이후 소비자들의 서비스 가입 속도가 빠르면 커버리지 구축 일정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며 “통신사들도 기존보다 구체화된 계획을 제시한만큼 남은 것은 3월 말 출시될 5G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라고 전망했다.  

5G 단말기는 물론 5G 요금제 인상될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10 시리즈의 가격은 메모리 용량에 따라 105만원~139만원대로 10% 가량 비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테나, 모뎀과 FEM, 메인보드 사이즈, 더 큰 배터리 용량과 후면 3D 카메라 추가 채용 등이 상승 요인이다. 오는 5월 출시된 ‘갤럭시 폴드 5G’ 가격은 2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접히는 스마트폰까지 선택한다면 ‘초고가’ 요금은 불가피하다.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고가는 1980달러(230만원)이며, 5G용은 칩 가격을 감안해 더 비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화웨이 메이트 X(HUAWEI Mate X)’는 2299유로(약 293만원)에 달한다. LG전자의 ‘V50 씽큐 5G’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고가 요금제를 놓고 정부와 통신사의 기싸움도 시작됐다. 정부는 전날 SK텔레콤의 5G요금제 인가신청을 반려했다. 고가 요금제로만 구성된 만큼 중저가를 강화해 고객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이통사들은 5G 기지국 구축 비용과 고용량 데이터 사용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정부는 SK텔레콤이 재신청을 하면 빠르게 심사한다는 계획이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5G 단말기 개통이 4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지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5G가 여러 분야로 확산되도록 초기 시장 창출이 필요하다”며 “5G를 체감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공공분야와 기존 이동통신 시장에 5G를 조기에 적용하고,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서비스, 요금과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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