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예상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합의없이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영향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10일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 중국어판은 미중 양국 모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발생했던 합의 무산이라는 난처한 국면이 재연되는 것을 우려하면서 3월 말 개최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백악관에서 무역협상과 관련, "우리나라를 위해 매우 좋은 거래가 아니라면 나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도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아직 중국과의 정상회담 날짜를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또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조차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양국간 무역합의가 임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8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4월로 밀릴 수도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앞서 미중 무역협상의 최종 담판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정상회담은 시 주석의 3월 유럽순방 이후인 27~28일 트럼프 대통령 소유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노 딜'로 끝난 것이 미중정상회담 개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미중 모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합의 없이 북미정상회담장을 떠난 것처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의 제이크 파커 부대표는 “중국은 북미정상회담 합의 불발에 크게 '겁먹었다(spooked)'"면서 “중국은 협상이 아닌 서명식을 원하며, 양측 모두 그렇게 원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소리방송(VOA) 중국어판은 미중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15일 끝난 이후 미중이 협상을 재개해, 정상간 서명식을 위해 준비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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