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원의 응대를 불편해 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언택트(Un-tact) 마케팅'이 패션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점원들이 밀착마크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거나 옷을 입어보고 구매하지 않는 것이 눈치보여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스타일링이나 사이즈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패션업계에서는 고심 중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활용해 방법을 찾아 보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돋보인다.


특히 언택트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세대는 1020 젊은 층이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온라인 채널을 통해 물건을 사는 것이 익숙한 세대다. 한정된 용돈으로 옷을 사려면 백화점이나 가두점보다는 온라인 의류쇼핑몰들이 접근하기 쉽다. 다만 직접 입어보지 못한다는 점, 오프라인 매장에서처럼 스타일링을 제안해 주는 점원이 없다는 점 등은 한계로 작용한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해 성공한 온라인 쇼핑몰이 무신사다. 18~24세 회원수가 절반에 가까운 이 업체는 패션 커뮤니티로 시작해 웹 매거진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2009년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회원들 간 제품을 추천받기도 하고, 리뷰나 후기들을 상세하게 볼 수 있어 상품 선택에 도움이 된다. 자체적으로 에디터팀을 운영해 스타일링 제안, 아이템 리뷰, 매거진 발행, 룩북 제작 등을 하다보니 트렌드를 쉽게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검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패션 아이템과 스타일링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해당 상품이나 유사한 상품을 찾아준다.

실제 입지 않아도 화면상 해당 옷이 어울리는지, 치수는 맞는지 알 수 있는 가상 피팅 서비스도 개발됐다. LF는 지난해 F/W 시즌에 3D 가상 피팅 서비스 ‘마이핏’을 선보였다.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치수를 입력하면 같은 체형의 아바타가 생성, 이 아바타에 옷을 입혀본 뒤 전체적인 실루엣을 확인할 수 있다. 

아바타를 생성한 뒤 옷을 위에 대 보는 식의 이미지가 아닌, 실제로 옷을 사이즈별로 입력해 디지털 상 의상을 제작하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공하는 것은 마이핏이 최초다. 지난 시즌 한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던 LF는 서비스의 정확도 등을 개선해 발전시킬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아예 집에서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왔다. 한섬이 VIP고객과 온라인몰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홈피팅서비스 ‘앳홈’은 최대 3벌까지 옷을 선택해 택배로 받은 뒤 집에서 입어보고 48시간 이내에 구매를 결정하면 된다. 

상품을 사지 않아도 무료 배송, 수거해 비용은 따로 발생하지 않는다.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아 서울 일부지역으로 한정했던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매뉴얼에 점원의 응대를 최소화할 것을 주문하는 브랜드가 있을 정도로 언택트 현상이 보편화되는 것 같다”며 “고가의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점원들의 서비스를 기대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확실히 최근 소비자들 성향이 자립적으로 바뀌고 점원이 추천하기 전 먼저 둘러보기를 원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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