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 및 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추진에 대해 논의했으나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여야 4당이 논의하는 합의안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과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제 개혁 의지에 대한 불신으로 신중론이 나온 것이다. 향후 여야 4당의 공조 움직임에 균열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및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논의했으나 이견이 표출되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총에서는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중론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제안한 선거제 개혁안이 '100% 연동형'을 주장하는 야3당 안과 차이가 있는데다 패스트트랙에 함께 올릴 개혁 법안을 주장하는 것 또한 우려된다는 것이다.

5선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공개발언을 통해 "정부 여당의 술수에, 그것도 다른 여타 법안과 연계해 패스트트랙에 올린다는 것은 받아선 안 된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 정부·여당의 선거구제 개편안을 보면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누더기형 선거법 제도를 쟁취하기 위해 그동안 우리 당이 싸워왔는가"라며 "지금 현재 지역구를 줄여가며 해야 하는 이 법안이 그 시점에 통과될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인데 수용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민들이 잘 모른다. 잘 모르는 걸 일종의 날치기로 하겠다고 하는 건 비난받을 일이고 그래서 당에서 반대한다"라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내년 초가 됐을 때 안전장치를 누구도 담보할 수 없으니 타당한 걱정이라고 본다. 민주당에 강한 불신을 피력한 것"이라며 "생산적인 토론이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도 우려를 표했다. 손학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신속처리 안건으로 올린다고 하니 이것저것 가져다 한꺼번에 얹혀놓으려 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며 "패스트트랙을 이것저것 얹혀놓고서 흥정하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의원들은 단계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패스트트랙 추진에 긍정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초 바른미래당이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 추진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여야 4당 공조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른미래당은 향후 협상 결과를 놓고 의원총회에서 다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대상 법안을 어떻게 할지 등을 협상 결과를 가지고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안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왜곡하는 내용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원칙을 준수하고 원형을 관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라며 "지금 연계대상이 되고 있는 공수처 법안이나 검경수사권 법안 내용도 그동안 야당에서 주장해온 내용이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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