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일대 수만평의 땅을 갖고 있는 한국무역협회와 현대자동차그룹(GBC·전 한전 부지)이 연간 700억원의 보유세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무역협회는 지난 10년간 640배, GBC는 40년간 8만8000배 땅값이 올랐지만 공시지가가 너무 낮아 발생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경실련)은 무역협회와 현대차그룹이 소유한 부지의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30~40%에 불과해 무역협회는 연 290억원, 현대차그룹은 연 400억원의 세금 특혜를 누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13일 밝혔다.
무역협회는 1980년대 토지 매입후 땅값이 16조원 넘게 올랐지만 지난 10년간 보유세는 3400억원에 불과했다. 아파트 수준인 시세의 70%로 공시가격을 산정한다면 연간 787억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 실제 납부한 금액은 연 372억원에 그쳤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무역협회는 삼성동에서 가장 많은 4만5000평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매입한 금액은 3.3㎡당 43만원, 총 258억원이다. 현재 무역센터 땅값은 640배가 오른 16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1989년 공시지가 도입 이후 29년 동안 납부한 보유세는 총 4300억원 수준이다.
경실련은 2014년 현대차 소유가 된 GBC 부지(전 한국전력 본사 부지) 역시 연 290억원의 보유세 특혜를 누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무역협회와 한전은 10조원 넘는 땅값 차익을 누렸지만 납부한 보유세는 이의 2% 수준에 불과하다”며 “매년 수백억원의 보유세 특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성역 주변 대형빌딩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경실련은 삼성동 테헤란로 인근 대형빌딩 거래가로 미뤄 이곳 땅값 시세를 3.3㎡당 3억5000만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실제 거래된 매매가격과 공시지가(이하 기준 3.3㎡)를 보더라도 2014년 한전부지 매매가는 4억4000만원이었는데 공시지가는 1억3200원으로 시세의 30%밖에 되지 않았다. 2017년 위워크빌딩은 55%(매매가 2억6500만원, 공시지가 1억4500만원), 브이플렉스는 47%(매매가 3억700만원, 공시지가 1억4500만원)다. 지난해엔 삼성생명프라자가 38%(매매가 3억800만원, 공시지가 1억1700만원), 삼성생명대치2빌딩이 40%(매매가 3억4500만원, 공시지가 1억1700만원)의 시세반영률을 보였다.
무역센터는 공시지가가 1억1000만원으로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시세반영률이 33%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역 현대백화점은 1억5200만원, 인터콘티넨탈호텔은 1억3400만원, 코엑스의 9600만원의 공시지가가 각각 산정됐다. 비교적 공시지가가 높았던 K타워(1억5200만원) 역시 지난해 매각된 인근 건물 매매가의 44%에 그쳤다.
경실련 관계자는 “시세를 받영하지 못한 공시지가 등 부동산 과표와 법인 법인세율은 재벌과 공기업의 땅 투기를 유인했다”며 “고가빌딩과 고가주택, 고가토지일수록 더욱 심각한 불평등·불공정 과세 기준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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