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문화재단(이사장 윤화섭)은 반평생 장미를 소재로 작품 활동을 이어온 원로작가 성백주 작품 기증 특별展 <수만 가지 색, 오만 가지 장미>를 오는 3월13일부터 5월19일까지 안산 단원미술관에서 진행한다. 
지난해 여름, 성백주 화백이 안산시에 기증한 100점의 작품을 중심으로 기획한 이번 ‘기증 특별전’은 작품 기증을 통해 시민들과 나누고자 한 작가의 뜻을 기리고 반평생을 그림 그리는 일에 몰두하면서 내면의 자유로움과 역동적인 생명력을 예술로 구현하고자 했던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살펴보고자 기획됐다. 
성 화백의 작품세계는 크게 ‘장미’와 ‘비구상’ 작업으로 나뉜다. 먼저 그의 대표작은 ‘장미’이고 주된 작품소재 역시 ‘장미’이다. 성화백의 손에서 탄생한 수만 송이의 장미꽃은 어느 하나 똑같이 표현된 장미가 없다. 작품 속의 꽃병과 꽃병에 담긴 장미꽃은 한 송이 한 송이가 모두 다르며, 저마다 다채롭고 화려한 색채를 뽐낸다. 그의 손끝에서 피어 난 장미들은 작가 삶의 여정 속 내면세계가 자연스럽게 색과 조형언어로 투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는 “같은 소재라도 대상을 보는 주체가 늘 변하기 때문에 시시각각 때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또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즉, 작품의 소재가 동일해도 그것을 대하는 작가의 마음이 한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기에 표현하려는 조형의지도 항상 변화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장미 그림 외에도 전시회 등을 통해 그간 그려왔던 비구상 작품들을 공개해 왔다. 늘 ‘장미의 화가’로 불리는 그이지만, 장미보다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두드러지게 보여줄 수 있었던 비구상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매우 크고 망백(望百)이 지난 지금도 비구상 작업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성백주 화백에게 비구상 작업은 그가 예술과 현실, 생존의 경계에서 늘 맞닿아 있다가 한 번씩 슬그머니 나타나게 되는 예술에 대한 본능적 욕구였을 것이다. ‘비구상은 미술의 본질을 추구하는 실험 작업의 일환’이라는 그의 말은 이러한 조형의지를 잘 나타내 준다.
선과 색을 통해 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예술을, 또 희망을 사유하는 성백주 화백은 지난 30년을 안산시에 정착하면서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올해 94세가 된 老 화가는 지금도 여전히 매일 아침 일어나 그림 그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대표작품 100점을 안산시에 기증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힌 성 화백은 지역의 든든한 원로작가이자 미술인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현대미술계와 안산시의 문화예술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원로화백의 숭고한 이야기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미를 소재로 한 작품 외에 풍경, 스케치, 비구상 작품에 이르기까지 총 3개의 섹션으로 구성해 성 화백의 화업을 시대별로 돌아 볼 수 있으며, 작가의 인터뷰 영상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13일 전시 오픈 당일부터 관람티켓 구매고객에 한해 선착순 한정으로 ‘씨드스틱’을 증정한다. ‘씨드스틱’은 좋은 희망을 뜻하는 꽃말을 가진 스위트 바질 씨앗이 부착돼 있어 화분에 심지 않고 꽂아서 씨앗을 발아하는 방식이다. 예술과 희망을 사유하는 성백주 화백의 작품처럼 희망의 씨앗을 틔울 수 있도록 단원미술관에서 봄을 시작해 보자. 전시는 5월19일까지.
안산 = 권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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