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광명 주민설명회가 무산됐다.

국토부는 25일 오전 10시 광명시 일직동 LH 광명시흥사업본부에서 차량기지 이전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람과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설명회 2시간 전부터 이곳에 몰려든 ‘차량기지 밤일마을 대책위원회’ 등 이전 반대 주민 150여 명이 설명회장인 사업본부 2층 진입 복도를 가로막고 농성하면서 설명회는 결국 무산됐다.

설명회 시작 15분 전부터 찬성 주민 50여 명도 이곳에 몰려 구로 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둘러싼 찬·반 양 측의 고성이 1시간여 동안 오갔다. 다행히 몸싸움 등 불상사는 없었다.

반대 측은 “국토부가 광명시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서울의 혐오 시설을 옮기려 한다. 도덕산 등 환경을 파괴하는 이전은 안 된다”면서도 “다만 구로 피해가 광명에서 재발하지 않게 기지를 지하화하고, 역사도 셔틀이 아닌 일반전철로 3곳에서 5곳으로 늘리면 고려하겠다”고 했다.

찬성 측은 “의견 수렴 기간인 만큼 찬성이든, 반대이든 국토부의 설명을 듣고 정확히 의사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일부 주민 반대로 재산권을 침해받을 수는 없다”고 맞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구로 주민설명회를 고려해 반대 측 대표단과 설명회 시간을 조율하다 “시간을 정한 요식행위를 수용할 수 없다”는 반대 주민의 거부로 이날 오전 10시50분께 결국 설명회 무산을 통보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전체 사업비가 정해져 있어 지하화 등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이제껏 광명시청이 요구안만 전달했지, 반대 의견을 낸 적이 없다. 현재 계획안을 놓고도 찬성 측이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앞서 이달 11일 구로 차량기지(23만7380㎡)를 광명 노온사동(28만1931㎡)으로 옮기고, 정거장 3개 역사를 설치하겠다는 내용의 타당성조사 결과와 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공고했다.

광명 = 김영석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