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경찰서 경장 최덕규
의정부 경찰서 경장 최덕규

 

봄이 왔다.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경보로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의 생활도 바뀌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사람들의 관심은 미세먼지 오염지수와 어떻게 하면 이러한 환경 속에서 조금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반면 테러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일상 속 테러라는 단어는 쓰레기 테러’, ‘영화 평점 테러등 남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 정도로 치부해 쓰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내 국제테러단체가 주도하는 테러사건의 전례가 없었으며, 최근 남북한 평화분위기로 더욱더 테러의 위험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 언론을 통해 보도된 국가별 드론 이용 테러리즘의 발생 건수를 보면 놀랍게도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많은 발생건수를 기록했으며 20186월 국내에서 ISIS의 활동과 가입을 선동하던 외국인이 경찰에 검거된 사례를 볼 때 결코 테러의 위험이 우리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테러양상을 보면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 버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일반인들이 밀집된 장소(소프트 타킷)에서 불특정다수를 향한 무분별한 테러가 자행되고 있다.

20057월 런던 지하철 폭발물 테러에서 살아남았지만 두 다리를 잃은 질 힉스는 TED강연에서 테러가 있던 그날은 그저 평범한 날이었고,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 역시 평범한 날이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19세 자살테러범이 수많은 승객으로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폭탄 점화스위치를 누르기 전 생사의 갈림길에서 보였을 이상행동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이날 연쇄 폭탄테러로 인해 56명의 소중한 생명이 세상을 떠났다.

누군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신고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반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테러를 예방한 사건도 있다.

201051일 뉴욕의 번화가인 타임스퀘어에서 불법주차된 SUV차량에서 연기가 나자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던 랜스 오튼은 즉시 주변 기마 순찰대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뉴욕경찰은 이 지역을 폐쇄한 후 차량을 확인하였다.

차량 안에는 가스통·휘발유통·시계·폭죽 등으로 구성된 사제폭탄물이 발견되었다. 시민의 발 빠른 신고가 폭탄테러를 예방한 순간이었다.

“If you see something say something” 미국 내 다중이용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문구는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바로 신고하라!’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의심스러운 상황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주변에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하라는 메시지이다.

뉴욕 타임스퀘어 폭탄테러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시민의 작은 관심이 당시 그 곳에 있던 수천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약간의 관심과 용기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중한 삶을 지켜주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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