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우리는 모두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가지 꿈을 갖는다. 예전에 우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대통령에서부터 이제 모든 국민의 소원이 되어버린 부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꿈을 갖고 있다. 가장 최근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초중고생의 꿈 순위를 집계한 통계에서 인터넷방송진행자(유튜버), 뷰티 디자이너 등이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호하는 꿈도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다.

꿈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하나가 순응하는 꿈이라면 다른 하나는 일탈하는 꿈이다. 전자는 기존의 가치와 체제 속에서 뭔가를 성취하려는 꿈인데, 즉 자신의 삶을 기존의 시스템에 맞춰가려는 꿈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대기업에 들어가겠다, 고시에 합격해서 판검사가 되겠다, 사업에 성공해서 부자가 되겠다등이 모두 이 부류에 속한다.

반면에 일탈하려는 꿈은 다르다. 그것은 주어진 틀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틀을 뛰어넘거나 깨뜨리거나 최소한 주어진 틀에 저항하려는 꿈이다. 크게는 창작으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려는 예술가들의 꿈에서부터 작게는 주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괴짜들의 이상한 꿈이다. 어느 쪽의 꿈이 옳다거나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다. 우리에겐 이 두 가지의 꿈이 모두 필요하다. 전자는 주로 20대들이 꾸는 꿈이라면, 후자는 40대들이 꾸는 꿈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40대들은 이런 꿈조차 갖기가 어렵다. 40대들은 대부분 결혼하여 자녀들이 한두 명씩 있어서 사교육비는 점점 늘어가고 노후계획도 없이 한 달 벌어서 한 달 먹고사는 한 달 인생이다. 얼마나 벌어야 먹고사는 데 걱정 없이 살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없는 처지다. 이런 형편에서 일탈하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룬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시험점수와 학벌, 각종 스펙과 연봉, 재테크와 아파트 평수, 자동차 배기량이 사람의 모든 가치를 결정하는 현실 속에서 그런 현실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이어온 삶을 일탈하는 두 번째 꿈을 갖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런 꿈을 갖는 사람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괴짜로 보인다.

더욱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한 번만 한눈을 팔아도 평생 인생의 낙오자가 되기 십상인,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제적 가치가 모든 것을 압도해버리는 신자유주의 천국인 한국에서 이런 꿈을 꾸기란 더더욱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삶이 팍팍해지고 숨통이 조여 올수록 금지된 꿈을 향한 40대의 몸부림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그 어떤 현실적 성공이나 성취로도 대체하거나 보상받을 수 없는 꿈, 더욱더 많이 소유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마저 내려놓고 다른 눈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꿈, 이제 40대들은 그 꿈을 꿀 때가 된 것이다.

배우로 잘 알려진 배우 유준상 씨는 마흔이 넘어 자신의 진짜 꿈의 장르에 도전했다. 그동안 배우로서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 장르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펼쳐 온 그는 40대에 접어들자, 가수에 도전했다. 그가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중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타와 피아노를 배우고 고등학생 때는 밴드에서 활동할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랐지만 배우로서의 활동과 가정생활에 치여 잊고 있었던 것이다. 첫 음악앨범이 나온 것이 44세 때이고, 이제 50세가 다 된 그는 이제 5장의 음반을 발표했을 만큼 꾸준히 자신의 꿈을 이루며 결과물을 쌓아가고 있다.

또 다른 예도 있다.

열정으로 이룬 꿈, 마흔도 늦지 않아라는 책을 쓴 이철희 작가는 43세라는 나이에 정식으로 은행원의 꿈을 이루었다. 처음에는 은행의 운전기사로 시작했지만, 그리 높지 않은 학력,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은행원이 되겠다는 꿈을 마음에 품은 채 한 걸음씩 차분히 자신의 꿈을 향해 걸었다. 드디어 은행의 정식 직원이 된 지 10년 만에 이철희 작가는 은행원의 꽃이라 불리는 지점장의 자리에 올랐고, 스스로 그토록 바라던 그림을 창조해냈다.

이제는 정년퇴임하여 이철희열정연구소를 세웠고, 열정과 긍정 에너지로 꿈을 찾는 이들에게 훌륭한 멘토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40대가 꾸어야 할 그 꿈은 지금까지 살아온 궤도를 그대로 답습해서 밟아가는 것이 아니라 생각 없이 살아온 삶의 궤도를 잠시나마 벗어나 자신을 위해서 사는 꿈을 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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