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자사고) 학부모들이 4일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평가 절차가 부당하다며 서울시교육청 앞으로 몰려왔다. 서울시교육청 측에서 안전을 위해 문을 잠그자 학부모들은 "문을 넘어가자"며 대치하고 있다. 

22개 서울 자사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오후 2시 기준 2000여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경찰 추산은 1000여명이다. 집회 후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까지 행진을 하고 교육청 앞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면담을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간부 워크숍 일정으로 경기도 고양으로 이동했다.

학부모들이 몰려오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정문을 닫았다. 학부모들은 정문 앞에서 경찰들과 대치하며 "문을 안 열어주면 넘어서 들어가자"고 외쳤다. 일부 학부모는 실제로 문을 넘어가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이들은 "오락가락한 평가기준 즉각 철회하라" "부당평가 강행하는 조 교육감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담당 부서에서 학부모들과 면담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5명의 학부모 대표와 면담을 하겠다고 제시했으나 학부모들은 재지정평가를 받는 13개교의 대표가 참석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앞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자학연은 "평가범위와 평가기준을 미리 알려 주고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초등학생도 다 알고 있는 상식"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 불가하고 사전 예고도 전혀 없었던 평가 기준을 자사고 측과 한마디 협의도 없이 밀실에서 자신들의 입맛대로 만들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가 기준에 대한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고 공정성과 형평성도 상실한 오로지 탈락만을 위한 위장 평가계획임이 낱낱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자사고 측은 평가기준점수와 평가지표가 자신들과 협의없이 정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평가기준의 경우 2014년부터 70점으로 시행됐었고 평가지표도 이전 평가를 통해 미리 대비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에 대해 자학연은 "자사고 측에서 추천하는 평가위원 포함, 평가위원회 회의록 공개 등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조희연 교육감은 끝내 이 모든 요청 거절하며 불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평가 연기 후 평가기준 전면 수용 ▲자사고 측 평가위원 추천 수용 ▲모든 평가 관련 회의록 전면 공개 ▲조 교육감과 자학연 면담 등을 요구했다.

자학연은 "학교의 다양화와 학교 선택권 확대는 이미 세계적 추세"라며 "이런 흐름을 거스르려는 현 정부의 사회주의식 평등 정책은 결국 공교육 초토화라는 엄청난 결말 가져온다. 하향평준화 시키려는 책동을 지금 당장 멈춰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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