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쓴 돈이 감소세를 지속하며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은 늘고 있지만 저가 항공을 이용하거나 동남아시아 등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국가를 여행하는 등 경비를 저렴하게 쓰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7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여행수지에서 여행지급은 22억60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달(25억3000만달러) 수준보다 약 2억7000만달러(10.6%) 감소했다. 지난해 9월 24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0% 감소한 이후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규모 기준으로는 지난 2016년 11월(21억6000만달러)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여행지급은 그동안 해외여행객 증가세와 맞물려 꾸준히 몸집을 불려왔다.


10년 전인 지난 2009년 약 949만명에 불과한 내국인 출국자수가 지난해 2870만명까지 늘어나자 여행지급도 150억3000만달러에서 역대 최대치인 319억7000만달러로 불어났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해외여행객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감소하는 모습이다. 여행지급이 감소한 2월에도 출국자수는 261만8000명으로 전년동월(231만1000명)보다 13.3% 늘었다. 1인당 해외 소비가 줄어들면서 여행지급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국자수를 기준으로 한 1인당 여행지급은 지난 2월 약 863달러로 1년 전 같은달 수준(1095달러)보다 232달러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여행 트렌드가 가까운 거리를 짧은 기간 여행하는 쪽으로 바꼈고,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한 여행상품 정보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저렴해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1인당 해외 지출금액은 최근 몇년간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최근 우리나라의 해외여행지출 및 온라인 해외직접 구매 추이와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여행객의 1인당 해외지출 금액은 2015년까지는 대체로 1100~1200달러 수준을 유지했으나 2016년 1000달러대로 내려앉은 뒤 2017년 1022달러, 2018년(3분기) 100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해외여행이 저렴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줄어든 여행지급은 '만년 적자'인 여행수지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여행수지 적자가 11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14억2000만달러 적자)보다 2억8000만달러 줄었는데, 여행수입이 큰 폭 늘었기 보다는 여행지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여행수입은 11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11억1000만달러) 수준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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