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미군기지에 대규모 민간자본이 투입된 첫 사례로 주목받으면서 조성 중인 을지대학교 의정부병원 외벽에 수십m가 넘는 초대형 불법 현수막이 한 달 가까이 버젓이 게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을지재단 측은 사실상 불법 광고물인 것을 알면서도 야간에는 조명까지 밝히면서 현수막을 통해 을지대학교 의정부 캠퍼스와 부속병원 개교와 개원을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을지재단과 을지대 의정부병원 공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쌍용건설을 시공사로 지난 2017년 2월 착공된 을지대 의정부병원과 캠퍼스 공사는 오는 2020년 10월 공사를 모두 마친 뒤 시설 점검 등을 거쳐 2021년 3월 개원·개교할 예정이다.

현재 골조공사 등을 거치고 있는 의정부병원과 캠퍼스의 4월 초 공정률은 36%에 이르고 있다.

의정부시 금오동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에세이욘 부지 12만㎡에 신축되고 있는 을지대 의정부병원은 지하 5층, 지상 15층, 전체면적 17만 4716㎡ 규모로 건립되며, 건물 높이는 78.2m로 1234병상을 갖추게 된다.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로 건립되는 캠퍼스에는 간호대학, 임상병리학과, 일반대학원, 보건대학원, 임상간호대학원 등이 들어선다.

이런 가운데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의정부병원의 외벽에 허가를 전혀 받을 수 없는 초대형 현수막이 지난 달 20일부터 부착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 교육·의료의 질이 확 바뀝니다’, ‘을지대학교 의정부 캠퍼스 및 부속병원 2021. 3 개교·개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현수막의 크기는 무려 가로 32.4m, 세로 14.4m에 이르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을지재단 관계자는 “지난 3월 초부터 현수막 설치를 시작했고, 3월 20일경 설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특히 을지재단 측은 통행하는 차량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도록 조명까지 설치해 현수막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건물이 준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벽 등에 현수막을 부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허가 자체가 될 수 없는 명백한 불법 광고물”이라고 설명했다.

을지재단 측은 “의정부 사업장 말고 다른 현장에 걸기 위한 현수막으로, 임시로 광고물을 의정부병원 외벽에 부착한 것”이라며 “오늘 중으로 광고물을 제거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의정부 =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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