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은행 창문에 붙어진 대출 안내문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6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은행 창문에 붙어진 대출 안내문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큰 폭 꺾였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주택거래 시장 한파 등으로 은행권에선 증가세가 주춤해졌고, 제2금융권에선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11일 한국은행의 ‘3월중 금융시장 동향’과 금융위원회의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원 증가에 그쳤다. 전년동월대비(5조원) 4조원 축소된 것이다. 전월 증가액(1조3000억원)에 비해서도 3000억원 가량 줄었다. 올 1분기(1~3월말) 누적 기준 증가액은 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13조3000억원)보다 확연히 축소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834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9000억원 늘었다. 전월 증가액(2조5000억원)보다는 보폭이 커졌으나 1년 전 같은 달 수준(4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안정세가 이어진건 무엇보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였기 때문이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217조1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000억원 느는데 그쳤다. 역대 3월 기준으로 지난 2015년 3월(-1000억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게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 관련 수요가 기타대출 쪽으로 넘어가면서 증가액이 컸으나 올해 이러한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자금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지표가 적용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쪽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사라진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2조8000억원 늘어 61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는 증가액이 4000억원 확대됐고, 1년 전과는 규모가 같았다. 주택 매매거래가 부진했으나 신규 아파트 입주와 관련된 집단대출 수요, 전세자금 수요는 여전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00호로 1년 전(1만4000호)보다 큰 폭 줄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만2000호로 전년동월(1만3000호)과 비슷했다. 주택담보대출 중 전세자금 대출은 절반 정도인 1조9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은행 기업대출은 1조1000억원 늘어난 837조2000억원으로 전년동월(4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일부 대기업이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상환 등에 나선 영향으로 대기업 대출이 2조3000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3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2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1조7000억원)보다는 증가액이 많았고, 전년동월분(2조9000억원)보다는 적었다. 정부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일부 은행들이 나서서 자영업자 대출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제2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이 9400억원 빠지는 등 상호금융에서 1조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2000억원), 저축은행(-3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5000억원) 등 모든 업권에서 가계대출 감소세를 보였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3월 7000억원 늘었던 데에 반해 지난달에는 1조9000억원 급감했다.  

금융위는 “올 1~3월중 증가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조5000억원 축소되는 등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연초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적었던 점을 감안해 가계대출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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