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3명으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은 남자아이가 지난 9일 태어났다고 영국 B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어난 아이는 2.9㎏으로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다고 BBC는 밝혔다. 

체외수정(IVF)을 이용한 실험적 형태로 이뤄진 이번 출산은 모친의 난자와 부친의 정자, 그리고 기증자의 또다른 난자를 이용했다. 이러한 출산은 어머니로부터 아기에게로 유전되는 치명적인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갖고 있는 가족을 돕기 위해 시도됐다.미토콘드리아는 모든 세포 안에 포함돼 있으며 섭취한 음식물을 사용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에 질환이 있을 경우 생존 가능성이 극히 낮기 때문에 이 같은 질환 예방을 위해 난자 기증자의 미토콘드리아를 섞어 미토콘드리아에 질환이 없도록 한 것이다. 

난자 기증을 통해 3명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기를 출산한 여성은 32살의 그리스 여성으로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체외수정을 통한 출산을 시도했었지만 모두 실패했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출산에 성공했고, 태어난 아기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물론 난자 기증 여성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등 모두 3명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그리스 아테네 생명연구소의 파나조티스 차타스 박사는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기를 낳고 싶어 하는 여성의 불가침한 권리가 이제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적 결함으로 임신과 출산이 불가능했던 여성들도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한 혁신적 출산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산부인과 의사들과 함께 이번 출산 과정을 도운 스페인 엠브리오툴스(Embryotools)센터는 24명의 여성이 이러한 시험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미 8개의 배아가 착상됐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에서는 지난해 2월 이러한 기술을 처음 개발해낸 뉴캐슬의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영국 최초로 3명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기 출산에 대한 승인이 내려졌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6년 6월 미국 의료진이 세계최초로 3명의 유전자를 결합한 체외수정 방식으로 아기를 멕시코에서 탄생시키는데 성공한 바 있다. 미국 의료진이 멕시코에서 아기를 탄생시킨 것을 미국이 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어머니인 요르단인 샤반은 뇌,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악화시키는 신경대사장애의 일종인 '리 증후군(Leigh syndrome)'을 자녀에게 유전시키는 유전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샤반은 태어난 두 아기가 각각 생후 8개월, 6세 때 사망하자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새희망출산센터(New Hope Fertility Center)'에 도움을 요청했다.

존 장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친모의 난자에서 필수적인 DNA들을 추출해 난자 제공자의 건강한 미토콘드리아와 결합한 뒤 아버지의 정자와 수정시켰다. 수정란을 친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태어난 아이가 아브라힘 하산이다.  하산은 친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난자제공자 등 3명의 유전자를 물려받았지만 리 증후군을 유발하는 친모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변이는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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