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그룹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전체 지분의 33.47%를 갖고 있다.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으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이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며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해 매각키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항공의 2018 감사보고서 한정 사태와 관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피하지 못 한 것이다.

또한 자구계획안이 거듭 채권단을 만족시키지 못 하며, 금호그룹에 남은 선택지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뿐으로 여겨졌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0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보유자산을 비롯한 그룹사 자산 매각을 통해 지원 자금 상환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다시 제출했다.

그룹은 또한 자구계획에 따른 경영정상화가 3년 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서(MOU)를 체결하고 3년 간의 경영정상화 기간 동안 이행 여부를 평가받는 방안도 제시한 것이다. 부여된 목표 달성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의 M&A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대주주와 금호산업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협조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요청했다. 그러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최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계획도 ‘시간끌기용’일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미흡했다고 봤다.

그동안 시장에선 박삼구 전 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이 전부지만, 이 마저도 지난 2015년 산은의 금호타이어 지원때 이들의 지분 중 42.7%는 담보로 잡혔기 때문에 자체적인 유동성 문제 해결 방법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밖에 없다고 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이 자구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결국 다시 재논의에 돌입하고, 11일부터 채권단과의 재협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떼어내면 금호그룹의 재계 순위 추락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 별도기준 매출액은 9조7329억원이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이 기록한 별도기준 매출액은 6조2012억원으로 63.7%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이 기록한 매출액은 각각 1조3767억원, 4232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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