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대학병원이 일반 신장암의 약 다섯 배 크기인 초거대 신장 종양을 로봇수술로 완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몬시뇰)은 비뇨의학과 김정준(사진) 교수팀이 일반 신장암 보다 다섯 배 이상 커져 췌장과 비장, 대장에까지 침범한 신장 종양을 최소침습수술인 로봇수술로 완전히 제거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정준 교수팀은 옆구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60대 환자의 복부에 다빈치로봇으로 6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 종양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미세 박리를 시행하고 주변 조직을 살리면서 암 조직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했다. 종양은 직경만 15㎝ 달할 정도였다. 이 환자는 별다른 부작용 없이 수술 5일 만에 퇴원했다. 


일반적으로 로봇수술과 같이 신체에 작은 통로를 만드는 최소침습수술법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신장 종양의 최대 크기는 직경 12㎝로 알려져 있다. 이 보다 클 경우 로봇수술을 통해 신장 종양을 제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불가피하게 개복수술이 진행된다. 이때 개복수술은 복부에 큰 절개를 내어 신장을 들어내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 일부 갈비뼈까지 제거하게 되고 많은 통증과 합병증을 수반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정준 교수는 “크기가 큰 신장암의 경우 혈관이 매우 발달해 극심한 출혈이 생길 수 있고, 또 공간이 좁고 해부학적으로도 파악이 힘들어 대형병원에서도 대개 개복수술로 종양을 제거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형 신장암을 로봇으로 수술하기 위해서는 로봇의 구조와 움직임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있어야 가능한데, 아직까지는 국내 의료 기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고난이도 신장암 수술 성공은 앞으로 인천성모병원에서 고난도 로봇수술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인천성모병원 병원장 홍승모 몬시뇰은 “로봇수술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려면 결국 집도의의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김정준 교수가 본원 로봇수술센터에 합류하면서 인천성모병원의 로봇수술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준 교수는 서울의대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근무하다 올해 3월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으로 초빙돼 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한 달 동안 초대형 신장암 수술을 2건이나 집도했다. 지난 3월 중순 수술을 받은 환자는 종양의 크기가 14㎝로 대정맥에 침윤이 있어 부득이 신장 전체를 적출해야 하는 경우였다. 제거한 조직의 전체 직경이 30㎝에 달했지만 이 환자 역시 로봇을 이용한 최소절개수술법으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김 교수는 2010년 미국 로봇수술의 본산인 UC Ervine 산하 Johnson and Johnson Hospital에서 로봇수술 연수를 받았으며 2015년부터 분당서울대병원에 재직하면서 국내 최초로 신장암 로봇수술 1000례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김민립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