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사진제공 =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회의 폐회 후 첫 현지지도에서 군사 행보와 경제 행보를 함께 보여 그 배경이 주목된다.

1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를 찾아 비행훈련을 현지지도하고, 신창양어장에서는 수산물 공급 확대를 주문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는 내부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군부대 시찰에서 “부대 앞을 지나다 추격습격기 연대의 비행훈련실태를 료해(점검)하기 위해 갑자기 들렀다”고 언급했으나 해당 부대에 총정치국장, 인민무력상,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관이 대기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계획된 방문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 불시에 군부대를 방문해 공중전투비행 훈련을 명령하는 모습을 선전, 최고지도자가 안보 대비태세를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내부적으로 경제에 매진하지만 안보 문제도 등한시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하노이 회담 결렬을 공식적으로 알린 상황에서 기대했던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평화협정, 제재해제 등에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해 인민들이 가질 수 있는 미국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덜고 경제생활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전투비행 지도를 마친 뒤 “수도의 반항공방어임무를 믿음직하게 수행하고 있는 비행사들을 만나니 마음이 놓인다”고 밝힌 것도 안보 태세에 대한 내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핵-경제 병진노선을 종결하고 경제총력노선을 채택함에 따라 군부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군의 사기 진작과 전투력 저하를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군 통제에 당근과 채찍을 모두 동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같은 날 양어장을 찾아 “인민군대가 많은 일을 했다”고 노고를 치하한 뒤 “더 많은 물고기들을 수도의 급양봉사부문과 군인들에게 보내줘야 한다”고 당부한 것도 경제총력노선에서 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노력을 독려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외 메시지도 읽을 수 있다. 비행훈련에는 적지 않은 유류가 필요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를 통해 연간 북한에 반입할 수 있는 정유를 50만배럴(약 6만여t)로 제한하고 있다.

김 교수는 “비행훈련을 지도하는 것으로 대북 제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이후 첫 현지지도로 항공 및 반항공군 부대를 선정한 것은 대내외적으로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계획된 행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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