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제보자와 함께 전문가를 찾아 제작한 용의자 몽타주. 
【사진제공 =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난달 30일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진 뒤 50여건의 관련 제보가 접수되는 등 반향이 일었던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에 대한 제보가 다시 뜸해지면서 경찰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 장기미제수사팀은 지난 2003년 발생한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에 대한 방송 후 접수된 제보 50여건을 대부분 확인했으나, 현재까지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거나 사건과 인과관계가 확인된 제보는 없었다.

장기미제사건인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은 지난 2003년 당시 15세였던 여중생 엄모양이 실종 96일만에 집에서 6㎞ 가량 떨어진 소흘읍의 한 배수로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발견된 엄양의 사체는 상체 부분 훼손이 심한 상태로 부패해 있었으나, 인위적인 훼손인지 동물들에 의한 사후 손상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또 손톱과 발톱에 칠해진 빨간색 매니큐어가 사후에 칠해진 것이라는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소견에 따라 변태성욕자에 의한 범행도 의심됐지만, 성폭행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이 현재 40대에서 50대 중반까지의 연령대일 것으로 추정하고, 방송 전 제보자가 경찰에 신고한 내용과 프로그램 제작진이 전문가에게 의뢰해 작성한 몽타주를 토대로 탐문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실종 후 사체가 발견돼 강력 사건으로 전환되기까지 3개월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실종 초기 증거나 목격자 확보가 어려웠고, 당시에는 DNA를 통한 수사기법도 발달되지 않았던 시기여서 사건을 해결할 단서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동종 범죄 전과자와 수감자까지 조사했으나, 용의선상에 오를 만한 인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경찰청 프로파일러의 분석 결과 공개된 몽타주와 용의자가 일치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인상착의가 비슷한 남성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면 지속적으로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장기미제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결정적 제보만 있다면 얼마든지 범인을 색출해 처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003년 11월 5일 포천지역에서 주변인의 미심쩍은 행동을 목격한 주민 또는 타 지역에서 범행장소인 포천이나 유류품이 발견된 의정부지역을 자주 다니면서 의심 가는 행적을 보인 당시 20~30대 남성을 아는 제보자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엄양의 유류품이 발견된 2003년 11월 28일께 의정부시 민락동과 낙양동 일대에서 물건을 버리거나 2003년 12월 22일께 의정부시 자일동 도로공사현장에서 물건을 버리는 수상한 남성을 목격한 사람의 제보도 수사의 단서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경찰에 새롭게 접수된 당시 납치미수건의 용의자는 차량을 이용해 인근 고모리 카페 마을을 자주 방문했던 인물로 추정되는 만큼 사건 전후 비슷한 남성과 교제하면서 의정부와 포천지역을 방문했던 여성의 제보도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현재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몽타주나 정황들이 엄양 사건과 연결된다고 확인된 사항은 아니어서 공개된 정보 외에 폭 넓은 제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포천 = 정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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