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과 지혜는 한반도 평화의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지 매체인 ‘카자흐스탄 프라브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카자흐스탄은 스스로 비핵화의 길을 선택했고 그 결과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성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舊)소련이 붕괴하면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와 함께 갑작스럽게 핵무기를 갖게 된 국가 중 하나다. 전략 핵탄두 1410개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04기, 전략폭격기 40대 등을 물려받으면서 세계 4위 핵보유국이 됐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면서 러시아와 미국, 영국 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3000달러 이상에 달하는 중앙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 발돋움했다.

문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하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고 있다”며 “1989년 알마티에서 진행된 카자흐스탄 국민의 반핵 평화 집회는 국제 반핵운동의 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역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 남과 북, 미국 정상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서로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국제사회도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며 “카자흐스탄 정부와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카자흐스탄 프라브다’와의 인터뷰는 이번 국빈 방문에 대한 현지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지면과 인터넷에 러시아어로 해당 인터뷰 내용이 보도될 예정이다.

특히 카자흐스탄 프라브다는 현지 종합 일간지로 하루 10만부를 발행하는 현지 유력 매체다. 남북관계, 한류 등에 대한 기사를 종종 게재하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왔다.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에 대해 “올해는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10주년이 되는 중요한 해”라며 “양국은 수교 이후 정치, 경제, 문화·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왔다. 이제 양국 협력의 지평을 유라시아 평화와 공동번영으로 확대할 때”라고 밝혔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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