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단가 하락 등으로 수출가격이 떨어지며 3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16개월 연속 악화했다. 설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입물량지수도 넉달째 하락했다.

 

▲ 오후 평택항 야적장에 차량과 컨테이너가 수출을 대기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 오후 평택항 야적장에 차량과 컨테이너가 수출을 대기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2.27(2010=100기준)로 전년동월대비 5.1% 하락했다. 지난 2017년 12월(-3.5%) 이후 16개월 연속 내림세다. 이 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역조건이 악화세를 지속한건 지난달 수출가격(-6.0%)이 수입가격(-1.0%)보다 더 큰 폭 하락해서다. 이런 가운데 수출물량지수가 3.0% 하락하며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139.48)도 전년동월대비 7.9% 고꾸라졌다. 


수출물량은 지난 2월(-3.2%)부터 두달째 내림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섬유 및 가죽제품(-12.4%), 전기 및 전자기기(-7.0%) 등이 큰 폭 하락했다. 전기 및 전자기기 중에서는 휴대전화(-40.5%), 디스플레이(-13.5%) 등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반도체 등 집적회로의 수출물량은 전년동월대비 17.3% 증가했다. 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일반기계는 4.9% 하락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수출금액지수는 전년동월대비 8.8% 하락했다. 지난해 12월(-3.7%)부터 넉달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반도체 등 집적회로(-15.2%) 등을 비롯한 전기 및 전자기기가 17.5% 감소했고, 섬유 및 가죽제품도 10.9% 떨어졌다. 


수입도 물량과 금액이 모두 감소했다. 수입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6.1% 떨어져 지난해 12월(-3.1%)부터 넉달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난방 수요가 줄어들면서 액화천연가스(LNG·-41.4%) 등 광산품 수입물량이 12.4% 빠지고 일반기계(-29.6%), 석탄 및 섬유제품(-20.7%)이 감소한게 주로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설비투자가 조정된게 수입물량 감소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밀기기와 수송장비 수입물량도 각 9.1%, 9.5% 감소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전기 및 전자기기(2.6%) 증가에도 일반기계(-30.8%) 등이 하락한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7.0% 떨어진 118.12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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