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비핵화 방법론에서 “’굿 딜(good deal)’은 북미 간에 합의가 있는 딜이어야 된다”면서 “북한이스코프(scope·범위)를 좀 더 넓혀서 포괄적인 안목을 가지고 이 사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청사에서 가진 내신 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제안한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히 괜찮은 합의)이 유효한지와, 이 딜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미측 인사들의 발언과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달 22일 서울 정동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구상하는 빅딜 과정의 중간 단계 협상을 미측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엔 “중간 단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한국 정부는 나와 중간 단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 장관은 “포괄적 접근에 이은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동시적·병행적 이행이라는 데 대해 한미는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그것을 ‘빅 이너프 딜’이라고 해야 될지, ‘굿 딜’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원하는 것은 굿 딜”이라고 했다.
이어 “굿 딜은 북미 간에 합의가 있는 딜이어야 한다. 북미 간에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서로 굿 딜이라고 할 수 있는 딜을 만들어야 되는 것이 관건”이라며 “해리스 대사도 그런 취지에서 얘기한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북한과 미국 중 어느 쪽이 변해야 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미국은 기본적으로 포괄적인 접근을 갖고 포괄적인 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스코프(scope·범위)를 좀 더 넓혀서 포괄적인 안목을 가지고 이 사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북한도 나름대로 지금 하노이 회담 이후 상황, 또 미국에서 오는 여러 가지 시그널을 잘 분석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우리로서는 미측과 계속 공조를 하면서 향후 대화 전략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그 일환으로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하게 된다면 중요한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대외적으로 발신이 되는 메시지를 보면 (북·미) 서로 간에 압박전술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럴수록 우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진다기보다 오히려 더 넓어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북미가 분명히 대화 재개를 원하고 있다. 정상 차원의 그 의지는 분명하다. 그래서 그 의지를 가지고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이번 비건 대표의 방한을 통해서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 장관은 또 하노이 회담 이후 경색 국면이 지속되는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대북특사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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