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넘어섰던 지난해에도 주력 산업 및 대기업 중심의 무역액 쏠림 현상은 지속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년 전 반도체 슈퍼 호황 등으로 수출 실적이 상당히 양호했던 터라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 쏠림의 속도는 다소 누그러졌다.
8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공동 작성·발표한 '2018년 기준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속보)'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전체 수출액은 6024억달러로 1년 전보다 5.2% 늘었다. 산업 전반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 규모는 지난해 처음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대기업 중심으로의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대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 9만4000개 중 1%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 99% 중 97%가 중소기업이고 2%가량이 중견기업에 해당한다. 
지난해 대기업 수출액은 4038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67.0%를 차지했다. 구성비는 2016년(64.2%), 2017년(66.4%)보다 확대됐다. 
반면 중소기업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8.6%에서 17.7%, 16.9%로 매년 낮아졌다. 중견기업 비중은 17.2%에서 15.9%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16.1%로 소폭 올랐다.
상위 n개 기업이 전체 무역액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무역집중도'는 더욱 커졌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액은 2288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38.0%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2016년(33.9%), 2017년(36.2%)에 이어 2년 연속 늘고 있다. 상위 20대 기업으로 넓혀 보면 집중도는 48.5%로 높아진다. 이 역시 2년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위 50대, 100대, 500대, 1000대 기업으로의 무역 집중도는 지난해 각각 60.4%, 66.9%, 79.1%, 84.0%였다. 모두 2016년부터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6년 당시 세계 교역량이 주춤하면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수출 실적이 부진했었다. 대기업 수출액이 8% 가까이 감소하고 무역 집중도 역시 완화됐었다.
심상욱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지난해 반도체와 석유 정제 및 화학 업종이 주로 호황을 보였는데, 이 업종들이 대기업의 비중이 높다"며 "다만 2017년 수출 상황이 워낙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쏠림의) 속도는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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