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물의 나라' 이탈리아 베니스가 전 세계 미술애호가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미술 올림픽' 제 58회 베니스 비엔날레(11일~11월24일)가 개막하면서 동시에 주변 미술관들도 쉽게 볼수 없는 전시를 펼치고 있다.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를 주제로 90개국이 참여한 베니스 비엔날레가 전 세계 미술이 모여 경쟁을 벌인다면, 시내 궁전같은 미술관들은 현대 미술 거장들을 집중 조명, 미술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왔다가, 안보면 서운할 전시들이 풍성해  진풍경도 이어지고 있다.. 좁은 골목길마다 휴대폰을 손에 들고 구글지도를 따라 한길로 이어 걷는 다양한 인종들의 발걸음과, 줄을 선 행렬이 미술관 입구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되고 있다. 

대부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전시장에 들어서면 그 수고로움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특히 귀족들이 거주했던 팔라초(palazzo)에 마련된 전시장들은 화이트 큐브에서와 달리 작품이 달라 보이는 마법을 부린다. 럭셔리하고 빈티지한 건축속에 현대미술을 품어 전 세계 미술인들에게 '와우' 감탄사를 절로 남발하게 하면서 르네상스 문화예술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한다. 124년 역사 베니스 비엔날레가 2년마다 한번씩 '베니스=미술 강국'이라는 점을 전 세계 만방에 알리고 있는 셈이다. 또 명품 업체 구찌와 프라다가 베니스에서 펼치는 '문화 경쟁장'이기도 하다.

2019 제 58회 베니스 비엔날레를 간다면 꼭 가볼만한 전시를 소개한다. 

출고일자 2019. 05. 13

【베니스=뉴시스】 피노가 소유한 팔라초 그라시와 푼타델라 도가나 전시관은 벨기에 출신 화가 뤼크 튀이만(Luc Tuymans)대규모 전시를 연다.


우선 팔라초 그라시는 올해 벨기에 출신 뤼크 튀이만(61-Luc Tuymans)에게 내줬다. 2017년 데이미언 허스트의 블록버스터급 신작 전시가 열려 화제를 모았던 전시장으로, 이 전시때문에 '비엔날레가 죽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이번에 선보인 '흐릿한 그림' 뤼크 튀이만 전시는 허스트 만큼 파괴력은 없지만 동시대 현대미술시장서 은근히 핫한 작가다.  영국 유명 컬렉터 찰스 사치가 선택한 작가로 2003년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단독 개인전을 연 가장 젊은 화가다.

팔초 그라시는 명품 업체 구찌와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등을 운영하며 세계 억만장자 유명 컬렉터인 PPR그룹 피노 회장이 미술관 주인이다. 2006년 ‘팔라조 그라시' 개관때 일명 '피노 현대미술 컬렉션'을 선보여 세계 유명 컬렉터들의 발걸음을 베니스로 이끌게 했다.

피노 회장이 옛 세관을 사들여 리모델링해 2009년 개관한 ‘푼타 델라 도가나'도 인기다. 안도타다오가 설계해 화제가 된 이 미술관은 베니스에서 가장 유명한 성당인 산타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바로 옆에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 맞춰 스위스 출신 설치미술작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전시가 열렸다.  우로 론디고네는 국제갤러리에서 2015년에 이어 오는 16일부터 한국 두번째 개인전을 연다.  

 

 

독일 신표현주의 선구자 게오르크 바젤리츠(81)회고전에 선보인 대형 목조각.


베니스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독일 신표현주의 선구자 게오르크 바젤리츠(81)회고전과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전시를 함께 열고 있다.
   
게오르크 바젤리츠 회고전에는 1970년대 초창기부터 그려온 대표작 거꾸로 매달린 인물 군상 회화를 비롯해 최근 선보인 유령같은 회색 인물 대작, 대형 목조각 신구작들이 선보여 현대미술 거장으로 불리는 바젤리츠의 면모를 한눈에 이해할수 있게 했다. 아카데미아에서 생존 작가 회고전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오나드로 다빈치 전시에는 다 빈치(1452∼1519) 서거 500주년을 맞아 그의 가장 유명한 드로잉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을 10년만에 특별 공개, 그힘 앞에서 줄을서 순서를 기다리며 관람하고 있다.
 

 

베니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열린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전시.


프라다재단 미술관에서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야니스 쿠넬리스(1936~2017)의 사후 첫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그리스 태생으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타계한 쿠넬리스는 '가난한 미술'이라는 뜻의 '아르테 포베라' 미술 운동을 이끈 대표작가다.  명품업체 프라다가 운영하는 프라다 재단 미술관은 17세기 궁전 ‘카 코너 델라 레지나(Ca’ Corner della Regina)를 인수해 2011년 오픈했다.

이외에도 팔라초 프란체티에서 프랑스 거장 장 뒤뷔페(1901~1985)회고전, 카페사로에서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아쉴 고르키(1904∼1948)회고전, 포르투니에서는 한국 추상화가 윤형근(1928∼2007) 회고전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한편 11일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과 아르세날레 옛 조선소를 개조한 전시장에서 열리는 58회 베니스 비엔날레는 국가관에 90개국, 본전시에 세계 각국 대표 작가 79명이 ‘총성없는 문화전쟁’중이다.  올해 승자는 국가관은 리투아니아관, 본전시 작가는 미국 설치작가 아서 자파(59)다. 비엔날레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 날마다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전시는 11월2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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