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가운데)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 앞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위한 범국민 현장서명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 나경원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13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문빠’, ‘달창’ 등으로 지칭한 데 대해 “최악의 여성혐오 비하”라며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성명문을 내고 “막말을 넘어선 심각한 언어폭력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그것도 여성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도 아닌, 여성 혐오를 조장하는 저급한 비속어를 사용해 국민에게 모욕감을 준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입에 담지도 못할 수준의 역대급 막말을 하고서도 논란이 일자 용어의 구체적인 뜻을 모르고 무심코 사용했다고 해명하며 국민과 여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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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무례한 태도”라고 일갈했다.

이들은 또 나 원내대표가 과거 홍준표 전 대표의 막말을 비판한 것을 언급하며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원내대표 자리가) 최소한 여성을 모욕하는 표현을 모르고 사용해도 되는 가벼운 자리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여성 혐오적 발언으로 여성과 국민을 모욕한 나 원내대표에게 다시 한 번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하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을 언급하며 “KBS 기자가 (독재에 대해) 물어봤더니 ‘문빠’,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나 원내대표는 3시간30분만에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어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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